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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내셔널갤러리 180억짜리 ‘삼손과 델릴라’ 또 다시 위작 논란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1610년 유화 ‘삼손과 델릴라’를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이 작품은 삼손이 델릴라의 품에 자고 있고, 델릴라의 공범이 삼손의 초인적인 힘을 없애기 위해 그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AFP=연합뉴스
영국 내셔널 갤러리가 소장한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대표작인 ‘삼손과 델릴라’가 위작이라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고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손과 델릴라는 구약 성경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유화로, 델릴라가 삼손을 배신하는 순간을 극적인 명암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대형 작품이다. 가로 205㎝, 세로 185㎝ 크기로 1609~1610년경 루벤스가 그린 것으로 추정돼 왔다.

내셔널 갤러리는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을 250만 파운드에 구입했다.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00만 파운드(약 185억원)에 달한다.

내셔널 갤러리가 이 작품을 내건 이후 진위 논란은 지속돼왔다. 이 작품은 1690년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1929년에야 세상에 ‘재등장’했다. 당시 이 작품을 독일 미술사학자 루트비히 부르하르트가 루벤스 작품으로 기록했다. 이후 이 미술사학자가 1960년 사망한 후 상업적 목적으로 수많은 작품을 잘못 분류한 정황이 드러나며 이 작품도 의심받았다.

작품의 화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붓터치가 조악하고 델릴라의 드레스 채색이 거칠며 삼손의 등 근육은 해부학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20세기에 만들어진 모작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작품 뒷면에 현대식 합판이 덧대어져 원작품에 대한 정보가 차단됐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내셔널 갤러리가 이 합판에 대해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구입 2년 뒤인 1982년 이사회와 그 이듬해 1983년 기술 보고서에서였고, 1990년대 전시 도록에선 “1980년 갤러리가 구입하기 전 새로운 합판에 고정됐다”는 설명이 담겼다.

네덜란드·플랑드르 컬렉션을 다룬 내셔널 갤러리 전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최근 가디언과 통화에서 이 그림이 진품이라고 주장하면서 “합판은 갤러리가 부착한 것”이라고 했다가 이후 “합판은 구입 전부터 있었으며 갤러리의 설명을 믿는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혼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작품을 위작으로 보는 폴란드 출신 루벤스 전문가 카타지나 크시자구르스카 피사레크는 “그들(미술관)은 토론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답변 불가능한 논지를 펼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내셔널 갤러리 측은 “삼손과 델릴라는 오랫동안 루벤스의 대표작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지금까지 이 작품이 위작이라고 주장한 루벤스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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