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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나도 여전한 이라크 트라우마…美, '이란 공격' 결단할까

후세인 정권교체 후 혼란의 늪…트럼프 진영서도 "중동전쟁 말려들면 안돼"

20년 지나도 여전한 이라크 트라우마…美, '이란 공격' 결단할까
후세인 정권교체 후 혼란의 늪…트럼프 진영서도 "중동전쟁 말려들면 안돼"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군이 직접 이란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놓고 미국 내에서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이란 정권이 중동 지역 안정에 걸림돌이 되지만,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한 뒤 발생한 혼란을 되짚어 본다면 미군의 직접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이끌려 또 하나의 중동 전쟁에 말려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칼슨은 "미국이 또다시 중동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배넌도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란 정권교체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계획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고, 미국 국민의 지지도 없다"고 동의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결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사태에서 미국의 역할을 이스라엘 방어로 제한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은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에서의 정권교체와 각종 재앙에 미국의 피와 돈을 쏟아부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전임 행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는 이야기다.
이란 정권이 교체된다면 미국은 이란의 상황에 더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 교수는 이란 정권 교체 상황에 대해 "미국은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혼란 속에서 이란의 우라늄 재고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에 내전이 발생하고 중동 전역으로 불안정성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하메네이 체제 붕괴 후 더 강경한 인물이 부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란의 정권교체에 대한 내부 우려는 2003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 교체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정권 교체에 이어 핵이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한다는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도 침공했다.
침공 2주 만에 후세인 정권이 붕괴했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치안이 무너진 이라크의 혼란은 테러 집단이 세력을 불리는 데 도움을 줬다.
미국 입장에선 아프간과 이라크라는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정권교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어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1기 집권 시절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며 붕괴를 유도했지만 '정권교체'라는 표현을 피했다.
미국 여론도 이란에 대한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2020년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지 14%의 미국인만이 이란을 '군사 행동이 필요한 수준의 위협'이라고 간주했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가장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는 국가'를 묻는 말에 이란(42%)보다 중국(64%)이나 러시아(59%)를 꼽은 응답자가 더 많았다.
다만 공화당 내에선 이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공개적인 주장도 없지 않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이란 정권 교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란 정권이 무너진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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