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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리스크에 흔들리는 한국…미래세대 중심 '결일'이 해법"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거나 남용하지 않도록 우리는 ‘친미(親美)’로 미국을 돕고, ‘결일(結日)’로 일본과 협력하며, ‘연중(聯中)’으로 중국과는 사안별로 연대해야 합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은 17일 동아시아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동 주최하는 '한·일 국교정상화 60년과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 컨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한·일 양국의 미래 세대가 결속해 공통의 도전 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도록 기성 세대가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원장의 주장은 1880년 조선의 김홍집이 청나라의 황준헌으로부터 받아 온 ‘조선책략’의 개념(친중, 결일, 연미)을 원용한 것이다.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동아시아연구원(EAI)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동 주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60년과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 컨퍼런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EAI, KIEP

손 원장은 "한국 국민들은 대중국 의존에 대한 두려움과 한·미 동맹에 대한 불안에 더해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에 따른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미·중 관련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한국의 전략 환경의 변화가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사 입장국과의 연대와 결속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본이 부상하고 있다"면서다.

실제 지난 11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의 공동 기획 조사(6월 4~5일, 전국 성인남녀 1509명 웹조사,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 ±2.5%p, EAI가 한국리서치에 의뢰)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64.9%가 “미·중 간 전략 경쟁과 갈등”이라고 답했다.(복수응답, 2순위까지 합계)

동시에 같은 조사에서 “일본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41.8%에서 올해 63.3%까지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 대한 불안과 ‘시진핑(習近平)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일본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손 원장은 또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는 '반일'과 '혐한'이라는 기성 세대의 고정관념을 넘어 미래 세대의 경험과 기대를 반영하는 방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기자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맡은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유사 입장국(like-positioned country)인 한·일 사이 협력이 절실하다"며 "한·일은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지방 균형 발전 등 공통된 경제·사회적 도전 과제도 안고 있어 정책적 소통과 공동 대응을 통해 양국의 경제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한·일 의원연맹 회장)은 "세계 질서가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이런 복합적인 도전은 한·일 양국이 과거를 성찰하는 동시에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함께 설계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17일 '한·일 국교정상화 60년과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AI, KIEP

발표를 맡은 이정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관계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북한 문제도 역사 인식 문제와 더불어 한·일 관계에 주요 변수"라며 "대북 정책이 한·일 간 경쟁과 대립의 소재가 아니라 협력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경제 협력의 미래 비전을 분석한 김규판 KIEP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경제안보 협력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최선의 방어책이자 미래 첨단 산업과 기술을 육성하고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백서인 한양대 글로벌 문화통상대학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분야에서 한·일 간 첨단기술 협력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산업용 로봇 기술과 한국의 인공지능(AI) 역량은 보완성이 상당하다"며 "글로벌 도전과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과학 기술 혁신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국민 간 상호 호감도가 비호감도를 넘어선 최근 현상을 한·일 관계의 ‘뉴 노멀’로 정의하고 싶다"며 미래 세대 간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는 역사 문제에 감정적으로 동요하기보다는 타자화된 시각에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접근한다"며 "이처럼 편견 없이 사고하는 미래 세대가 그간 말하기 어려웠던 주제들도 보다 쉽게 논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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