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중국과 협정 맺은 쿡제도 원조 중단…"협의 불충분"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 행동 있을 때까지 중단"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뉴질랜드 자치령인 쿡 제도가 뉴질랜드와 협의 없이 중국과 협력 협정을 맺은 것을 문제 삼아 뉴질랜드가 쿡 제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19일 라디오뉴질랜드(RNZ)에 따르면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는 쿡 제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했으며 쿡 제도 측이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 전에는 이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측은 쿡 제도와 중국 간 협정 체결 과정에서 협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원조 중단을 결정한 주요 이유라며 "신뢰와 의미 있는 소통은 자유연합 관계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지난 3년간 쿡 제도에 1억1천600만 달러(약 1천600억원)를 지원했으며 올해도 개발 지원금으로 1천100만 달러(약 152억원)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쿡 제도는 1965년 뉴질랜드와 자유연합협정을 맺고 뉴질랜드의 자치령이 됐다.
쿡 제도는 자체 입법권과 행정권, 외교권이 있지만 쿡 제도 시민들은 뉴질랜드 시민으로 뉴질랜드 여권을 사용한다. 뉴질랜드는 헌법에서 쿡 제도의 외교와 재해, 국방 등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2001년에는 '공동 100주년 선언'을 통해 쿡 제도가 외교와 방위 정책에서 뉴질랜드와 긴밀히 협의하도록 약속했다.
하지만 쿡 제도는 지난 2월 중국과 무역, 인프라 등 투자, 교육, 어업, 재난 관리, 해저 광물 개발 등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뉴질랜드는 쿡 제도가 충분한 협의 없이 협정을 체결했다고 반발했고, 쿡 제도는 뉴질랜드와 충분히 협의했으며 중국과 협정에 전략적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의 조치에 호주 로위연구소 미하이 소라 연구원은 "쿡 제도가 전략적으로 중국과 가까워지려고 한 데 따른 결과"라며 "그동안 중국의 행보를 볼 때 이 협정에 전략적 의도가 없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고 지적했다.
원조 중단 결정은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의 중국 방문 중에 나왔다. 럭슨 총리는 오는 20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이번 조치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외교적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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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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