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학계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이 동시에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두 상이 모두 수상작 없이 마무리된 것은 27년 만이다.
1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제173회 아쿠타가와상·나오키상 선정 위원회는 전날 두 상 모두 ‘해당 작품 없음’이라고 발표했다.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 수상작이 모두 나오지 않은 것은 1998년 1월 제118회 이후 처음이며 이번이 역대 여섯 번째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신진 작가가 쓴 순수문학 작품에 주어지며 나오키상은 신진·중견 작가의 대중소설 단행본을 대상으로 한다.
아쿠타가와상 선정 위원이자 소설가인 가와카미 히로미는 후보작들에 대해 “각각 마음을 끄는 것이 있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며 “수상작을 내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나오키상 선정 위원인 교고쿠 나쓰히코는 “길어도 3시간이면 끝나는 선정 과정이 4시간이 걸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상은 매년 두 차례씩 수상작을 선정하며 수상작은 통상 일본 서점에서 주요 진열대로 올라가는 등 높은 주목을 받아왔다.
일본 문학계 일각에서는 수상작 없이 마무리된 이번 결정에 대해 “상을 판촉 수단으로 삼지 않고 문학적 권위를 지켰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지만 서점가는 난색을 표했다.
도쿄의 미라이야 서점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아쿠타가와상·나오키상 매출이 날아갔다”며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하나, 책 좀 사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마루젠마루노우치 서점도 “직원들이 울고 있다”고 전했다.
출판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이지만 최근 종이책 매출 감소와 함께 서점의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전국출판협회와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 책과 잡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5.2% 줄어든 1조56억엔(약 9조4186억원)으로, 10년 전인 2013년(1조6064억엔)과 비교하면 37.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