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직장인들의 퇴직연금 시장을 가상화폐와 사모펀드 업계 등에도 개방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금주 중 9조달러(약 1경2천500조원) 규모의 미국 퇴직연금 제도인 401k를 전통적 주식이나 채권 외에 가상화폐와 금, 사모펀드 같은 대안 투자에도 개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투자 방식에는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자산부터 금속, 기업 인수 펀드, 사채, 인프라 펀드까지 다양한 범주의 자산이 포함된다.
401k는 미국의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퇴직연금으로, 사실상 전부가 비과세로 상장 주식·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뮤추얼 펀드에 들어간다.
FT는 "미국인들의 연금이 관리되는 방식에 급진적인 전환을 촉발할 조치"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401k 가입자들이 이용하는 펀드에 이런 대안 투자처가 포함되도록 하기 위해 남은 걸림돌을 조사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이는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시장에 편입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 가상화폐를 가혹한 규제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벌였고, 가상화폐 업계가 자신의 당선을 도왔다고 인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도 주요 가상화폐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은 20억달러가 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매입했고, 여러 종류의 스테이블코인과 밈코인 등을 발행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또 가상화폐 외에도 블랙스톤과 아폴로, 블랙록 같은 대형 사모펀드들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들 사모펀드는 401k 퇴직연금 시장에 접근이 허용되면 수천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악관은 FT의 질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번영을 복원하고 그들의 경제적 미래를 보호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명령하지 않는 한 어떤 결정도 공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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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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