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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옹벽, 신속한 보수 필요"…보고서 지적에도 조치 없었다

중앙일보

2025.07.18 06:24 2025.07.1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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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옹벽에서) 소성변형이 발견돼 배수기능 및 차량 주행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보수해 차량 주행 시 안전 확보와 배수 기능 회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16일 붕괴된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 옹벽을 조사한 정밀안전점검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중앙일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붕괴된 오산 옹벽의 정밀안전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용역업체는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9일까지 옹벽의 안전성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균열을 발견했다. 용역업체는 “(이 균열은) 콘크리트 건조수축, 온도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손상부위에 대해 주의관찰을 요구하며 추후 손상 증대 시 일괄 보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균열에 대해 “공용기간 증가로 인한 압축균열로, 각 구간에 균일하게 조사돼 구조적인 손상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방호벽에 발생한 누수로 조인트 주변 콘크리트에 우수로 인한 열화, 재료 분리가 발생했으니 실링재 보수가 필요하다” “배수로 이물질 퇴적은 현재는 손상이 미미하지만 추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준설이 필요하다” “배수관 설치 필요“ 등을 지적했다. 또 “온도변화, 중차량 반복통행 등으로 인한 포장 균열 등은 손상 정도가 미미하니 주의관찰 후 추후 점검에서 손상 물량 증가 시 일괄 보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적었다.

보고서는 옹벽의 안전등급을 ‘B(양호)’로 지정하면서 “보조 부재에 경미한 결함이 발생하였으나 기능 발휘에는 지장이 없으며 내구성 증진을 위해 일부의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그러나 옹벽은 지난 16일 오후 7시4분쯤붕괴돼 도로 아래를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치면서 40대 남성이 숨졌다.

사고 하루 전인 지난 15일 오전 7시19분안전신문고에 이 옹벽과 관련해 ‘2차로 오른쪽 지반 침하 및 빗물 침투 시 붕괴 우려’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도 “옹벽이 있는 고가도로에 땅 꺼짐(포트홀)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과거에도 사고 조짐이 있었다”며 “오산시가 즉각 조치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오산시 관계자는 “지난 9일 용역업체에서 보고서를 제출받아 조치계획을 수립하고 있었고, 15일 민원이 접수돼 18일 현장 복구 계획을 세운 상태였는데 조치 전날 옹벽이 무너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전날부터 이틀째 오산시 관계자를 참고인 조사한 데 이어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도 불러 조사했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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