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휩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인기가 울산 울주군까지 번졌다. K-콘텐트의 세계적 흥행을 계기로, 울주군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목받고 있다. 울주민속박물관은 오는 31일까지 '호작 갓 만들기·사자 한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은 케이팝 데몬헌터스 속 캐릭터들이 착용한 갓과 저승사자 한복이 Z세대(출생 1990년 중반~2010년 초반)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기획됐다.
케이팝 데몬헌터스는 K-팝 아이돌이 악령을 퇴치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콘텐트다. 미국 소니(SONY) 픽처스가 제작하고,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Maggie Kang)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애니메이션은 공개 직후 미국·일본·독일 등 30여 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극 중 저승사자 캐릭터들이 착용한 갓과 한복이 '힙한' 스타일로 재조명되면서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주요 캐릭터인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는 조선시대 민화인 '호작도(虎鵲圖)'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는 울주민속박물관의 체험 프로그램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참가자들이 직접 갓을 만들고 전통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 등 몰입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체험은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1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회차당 15명씩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과 현장 접수가 모두 가능하다. 손영우 울주민속박물관장은 "세계적인 콘텐트 속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울주에서 구현되고 있다"며 "K-콘텐트의 세계적 흐름을 울주군에서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인기는 K-굿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 중 캐릭터들의 디자인에 기반을 둔 굿즈들이 인기를 끌며 민화를 주제로 한 벙거지, 에어팟 케이스 등이 미국·캐나다·싱가포르 등에 판매되고 있다. 호작도에 나오는 호랑이와 까치 배지 등을 판매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온라인숍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26만명을 기록하고 있고, 관련 상품은 연일 품절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울산은 콘텐트와 문화관광의 접점에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당시 고래를 소재로 한 콘텐트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울산 장생포 고래바다여행선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울산남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그 해 고래바다여행선 등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방문객은 120만 3631명으로, 2008년 고래문화특구 지정 후 최다 방문객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