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정체성과 교리 갖춰…전체 100만명 중 절반이 시리아에
'드루즈족 지원' 내세운 이스라엘 개입에 오히려 고립 심화 '진퇴양난'
중동 지형 재편 속 유혈사태 휘말린 시리아 소수종파 드루즈족은
독자적인 정체성과 교리 갖춰…전체 100만명 중 절반이 시리아에
'드루즈족 지원' 내세운 이스라엘 개입에 오히려 고립 심화 '진퇴양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시리아에서 발생한 종파 간 유혈 충돌에 이스라엘이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개입하면서 생소한 이름의 이 소수 민족의 정체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드루즈족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스라엘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이들이다.
이슬람 시아파에서 분파됐지만 스스로를 무슬림으로 규정하지는 않는 독자적인 종파로 고유한 정체성과 교리를 가지고 있다.
폐쇄적이지만 실용성과 자기 보존을 우선시 해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 충성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는 군대에 의무 복무를 하고 군 고위급이나 정계 요직에도 많이 진출해 있다. 이스라엘이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시리아를 타격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드루즈족의 시리아 내 입지는 불안정하다.
전세계 드루즈족 약 1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시리아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때부터 정부의 통제하에 놓이기를 거부해왔다. 대신에 시리아 내 최대 거주지인 스웨이다를 중심으로 지역 민병대를 구성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자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아흐메드 알샤라가 이끄는 새 정권이 내전 이후 남아있는 무장 단체들을 통제하려 하면서 드루즈족도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스웨이다에서 드루즈족과 베두인족간 충돌이 발생하면서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시리아 정부군이 사태 진압을 위해 투입됐지만 정부군마저 드루즈족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탄압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스웨이다 지역에서의 충돌에 따른 사망자는 718명에 달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사망자 중 드루즈족 전투원은 146명, 민간인은 24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65명은 시리아 정부 측에 의해 즉결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드루즈족을 돕겠다며 시리아 정부군을 공습하면서 정권 내 고립만 심화시킨 격이 됐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의 드루즈족 역사학자인 레다 만수르 라이히만대 교수는 "지금 드루즈족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양측간 충돌은 당장은 일단락된 모습이다.
다만 NYT는 시리아의 정치적 격변과 점점 더 단호해지는 이스라엘의 지역적 태도로 드루즈족이 새로운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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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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