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주 日·中과 정상회담…日과 '경쟁력 동맹' 출범 예정
中과 정상회담은 일정 축소·공동성명도 불투명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주 일본, 중국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연다.
19일(현지시간) EU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3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EU-일본 정상회담은 2023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EU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EU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며 안보, 경제·경쟁력 강화 협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성명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계기 이른바 'EU-일본 경쟁력 강화 동맹'(Competitiveness Alliance)이 출범한다. 경제·외교장관이 함께하는 일명 '경제 2+2' 고위급 대화 추진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와 중국발(發) 과잉생산, 희토류 수출 통제 등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안보 부문 관련해서는 북한의 대(對)러시아 지원, 미사일·핵 프로그램 규탄 내용이 공동성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U 당국자는 "우리 대륙과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연결돼 있으며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장비와 탄약뿐 아니라 병력을 지원하는 것은 용납 불가"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 대가를 제공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역내 차원에서도 우려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코스타 상임의장은 22일에는 오사카 엑스포를 방문하고, 23일에는 일본 대표 기업인 히타치와 도쿄재난예방센터도 찾는다.
일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중국과 정상회담은 당초 24∼25일 이틀간 일정에서 24일 하루 일정으로 축소됐다.
EU가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코스타 상임의장이 당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뒤 오후 리창 총리와 별도 회담을 한다.
애초 이번 EU-중국 정상회담은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측 관계를 개선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중국의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관세 보복 등 통상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도 크게 낮아졌다.
EU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도 양측간 입장차가 극명하다.
이달 초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동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의 초점이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어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전날 공개된 일본 NHK방송과 인터뷰에서 왕 부장이 관련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발표되더라도 기후 분야에 국한된 짤막한 성명에 그칠 전망이다.
EU 당국자는 "여러 현안에서 중국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도 안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정상회담은 서로간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에서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과 27개국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상임의장은 모두 외교 의전상 단일국가의 정상급으로 대우받는다. 이에 공식적인 다자간 혹은 양자 회담에는 두 사람이 모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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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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