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길이 곧 새 역사, 후반기 빛낼 KBO 베테랑들

프로야구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됐다. 전반기부터 이어진 순위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올 시즌 후반기엔 오랜 기간 KBO리그를 지킨 베테랑 감독과 선수들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준비를 한다. ‘실력’이라는 씨줄과 ‘세월’이라는 날줄이 교차해야 탄생하는 대기록들이 기다린다.

한화 이글스를 지휘하는 ‘백전노장’ 김경문(67) 감독은 사령탑 통산 1000승 고지를 사실상 예약했다. 김 감독은 지난 19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통산 1874경기에서 992승 33무 851패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2004~11년)에서 512승, NC 다이노스(2013~18년)에서 384승을 쌓은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한화 사령탑에 올라 두 시즌 만에 100승 가까이 추가했다. 이제 1000승까지 10승도 남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통산 1000승 이상 올린 감독은 단 2명뿐이다. 해태(현 KIA) 타이거즈 왕조를 구축한 김응용(1554승) 감독과 SK 와이번스(현 SSG)의 전성기를 이끈 김성근(1388승)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이 기록을 달성하면 역대 세 번째다. 올 시즌 한화가 단독 선두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어 1000승 고지에는 어렵지 않게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광현종’으로 합쳐서 부르는 왼손 투수 레전드 양현종(37·KIA)과 김광현(37·SSG)은 탈삼진으로 특별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양현종은 KBO리그 역대 최초의 11시즌 연속 탈삼진 기록에 도전한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미국에서 뛴 2021시즌 제외) 10시즌 연속 세 자릿수 삼진을 잡아내 이강철(현 KT 감독), 장원준과 현재 공동 1위다. 올해 전반기에도 이미 탈삼진 73개를 확보했다. 후반기에 27개만 더하면 11시즌 연속 100탈삼진을 완성하면서 단독 1위에 오른다. 김광현은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을 눈앞에 뒀다. KBO 리그에서 16번째 시즌을 보내는 그는 통산 탈삼진 1972개(19일 현재)를 기록했다. 앞서 송진우와 양현종이 2000탈삼진 고지에 올랐고, 김광현은 세 번째가 된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40)는 KBO리그 사상 첫 통산 2500경기 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20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2447경기에 나섰다. 그는 이미 지난 시즌 초부터 역대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자체 경신하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의 남은 54경기 중 53경기에 무사히 출전하면, 2500경기 출장 기록을 완성한다. 끝이 아니다. KBO리그 역대 7번째이자 포수 최초의 통산 350홈런, 최정(SSG)과 최형우(KIA)에 이은 역대 세 번째 16시즌 연속 10홈런 기록도 머지않았다. 통산 홈런은 346개, 올 시즌 홈런은 8개(이상 19일 현재)다.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35)는 후반기에도 외국인 타자의 역사를 새로 쓸 기세다. 그는 전반기에 이미 외국인 타자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177개로 늘렸다. 후반기엔 역대 외국인 타자 통산 최다 안타, 타점, 득점 기록에 동시 도전한다. 기존 기록은 제이 데이비스가 한화에서 7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남긴 979안타, 591타점, 538득점이다. KT에서 6시즌째 뛰고 있는 로하스는 899안타, 563타점, 503득점(19일 기준)을 확보했다. 세 기록 경신 모두 가시권에 들어왔다.





배영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