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국내 증권사 임원들과 만나 “누군가 ‘국장(국내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했는데, 이걸 빨리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기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했던 코스피·코스닥 ETF 투자의 수익률(26.4%)도 공개했다. 코스피가 이틀 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인 3461.30로 상승 마감한 상황에서, 증시 부양 의지를 거듭 나타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국정과 경제 지휘봉을 쥐고 실제 일을 하다 보니 점점 더 증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의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제라고 하는 건 합리성이 생명인데, 예측 가능해야 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며 “몇 가지 과제는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합리적인 시장 환경 ▶의사 결정의 합리성 ▶합리적 경제·산업 정책 등을 자본시장 정상화의 과제로 열거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이나 불공정 공시 등을 없애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꽤 진척돼 가고 있다”며 “(의사 결정 합리성은) 상법 개정으로 실현되고 있는데, 몇 가지 조치만 추가하면 구조적인 불합리를 개선하는 건 다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경제·산업 정책을 제시해서 비전을 뚜렷하게 하는 것과 예측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이 대통령이 만난 건 대선 후보이던 4월 21일 이후 150일 만이다. 당시 2400대 후반이던 코스피는 3400대 후반으로 약 100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후보 때는 ‘정권 교체만 해도 주가지수가 3000은 넘길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서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상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은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돈은 많이 생겼는데, 지금까지는 부동산 투자·투기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이게 국가 경제를 매우 불안정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저희가 금융 정책에서도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게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틀 수 있게 바꾸는 일”이라며 “당장은 성과가 나지 않겠지만, 방향은 명확하다. 그것 또한 자본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오찬에선 이 대통령과 센터장들이 규제 완화와 배당 확대, 벤처 육성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두고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일일이 메모하며 “가능한 제안들은 따로 검토해 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고, 간담회가 끝날 무렵에는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이나 개선할 사안을 전달하면 적극 반영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이 지난 5월 이후 투자한 코스피·코스닥 ETF의 수익률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당선이 되면 임기 동안 총 1억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겠다”면서 코스피200, 코스닥150 ETF에 각각 2000만원씩 거치식으로 투자했고, 코스피200 ETF엔 5월부터 매달 10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강 대변인은 “총 4400만원을 투자해 오늘 종가 기준 ETF 평가 이익은 1160만원으로 26.4%의 수익이 발생했다”며 “코스피에서만 30%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