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로버트 허드슨(38)은 한국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스타급’으로 통한다. JTBC 마라톤을 비롯해 주요 마라톤 대회의 마스터스 부문을 석권해 ‘어우슨(어차피 우승은 허드슨)’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전주에서 생활하며 훈련해 ‘비빔밥 러너’라는 애칭도 있다.
2일 열린 2025 JTBC 서울마라톤 마스터스 남자 부문에서 허드슨은 2시간20분1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2년 전 JTBC 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기록(2시간24분15초)을 4분이나 앞당기며,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 남자 부문 우승을 차지한 엘리트 선수 김홍록(23·한전)의 기록(2시간14분14초)과 불과 6분 차이다.
허드슨은 레이스 초반부터 마스터스 부문에서 독주하다시피 달렸다. JTBC 중계진은 “같이 뛰는 경쟁자가 있었다면 기록을 더 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JTBC와 인연이 깊다. 2022년 우승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까지 세 번이나 이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엔 2위를 했다.
그가 ‘선출(선수 출신)’이 아닌 순수 동호인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중·고교 시절 취미로 축구 등을 했을 뿐, 선수로 뛴 적이 없다.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한 것도 10년 전부터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15년 전 한국에 온 후, 한국인 아내와 함께 전주에서 살고 있다.
Q : JTBC 마라톤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소감은
A : 너무 기분 좋다. 특히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해 기쁘다. 하프 지점을 지날 때 기록이 좋다는 걸 알고, 이후 더 열심히 뛰었다. 너무 행복하다.
Q : 코스는 어땠나? 힘든 구간은 있었나?
A : 11~13㎞ 오르막과 38~40㎞ 오르막이 약간 힘들었다. 또 한강 다리를 지날 때 얼굴을 때리는 바람도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코스가 좋고, 날씨도 좋고, 몸 컨디션이 좋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 평소 훈련은 어떻게 하나
A : 집 근처(전주 만성동)의 로드를 많이 뛴다. 평지와 언덕에 섞여 있는 구간이다. 1주일에 약 150㎞ 정도 뛰는 것 같다.
Q : 비빔밥 러너로 불리는데. 정말로 비밤밥 좋아하나?
A : 물론이다. 비빔밥 최고다. 추어탕도 좋아한다.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평소 고기는 잘 먹지 않지만, 해산물은 잘 먹는다. 식단은 늘 한국 음식이다. 오늘 풀코스를 뛰고 난 후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미역국을 먹었다.
Q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A : 달리기를 할수록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개인 기록에 욕심을 보고 싶다. 다음 대회는 2시간19분대 진입을 목표로 달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