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드니 부앙가(31)와 손흥민(33, 이상 LAFC)이 월드컵 무대에서 만나는 꿈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 가봉의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이 좌절됐다.
가봉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스타드 프린스 에리티에 물레이 하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나이지리아에 1-4로 패하며 탈락했다. 정규시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연장에서만 3골을 허용하며 무릎 꿇었다.
안타까운 결말이다. 가봉은 아프리카 예선 F조에서 8승 1무 1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거두고도 조 2위에 그쳤다. '아프리카 챔피언' 코트디부아르에 단 1점 모자랐다. 그 결과 가봉은 본선 직행에 실패했고, 9개 조 2위 국가 중 상위 4위 안에 들면서 아프리카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대륙간 플레이오프 티켓을 걸고 열린 마지막 토너먼트. 패배는 곧 탈락인 만큼 가봉은 부앙가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올랭피크 마르세유), 마리오 르미나(갈라타사라이), 디디에 은동(에스테그랄)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으나 무릎 꿇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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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은 후반 33분 아코르 아담스(세비야)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후반 44분 르미나의 극장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연장 전반 8분 치데라 에주케(세비야)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다시 위기에 처했다. 중요한 순간 나온 에주케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가봉은 브라이언 은구아(리옹)을 재교체하는 승부수까지 던지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연장 전반 12분과 후반 5분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에게 잇달아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승리한 나이지리아는 카메룬을 잡고 올라온 콩고민주공화국과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치른다.
이로써 가봉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사실상 오바메양-부앙가 듀오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부앙가의 생애 첫 월드컵 출전도 무산됐다. 그는 LAFC에서 손흥민과 '흥부 듀오'를 결성하며 최고의 후반기를 보냈다. 올 시즌 MLS 득점표에서도 리오넬 메시(26골)에 이어 전체 2위(24골)에 올랐다. 하지만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손흥민과 달리 아프리카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내년 6월 북중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지켜만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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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앙가는 미국으로 돌아가 LAFC의 우승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 LAFC는 오는 23일 토마스 뮐러의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단판 경기를 펼친다.
부앙가는 아프리카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을 치르지 않고 일찍 LAFC로 복귀함으로써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나이지리아를 꺾었다면 17일 열리는 결승전까지 소화해야 했다.
중요한 일전을 앞둔 LAFC로서는 호재일 수 있다. LAFC에서 부앙가와 손흥민 듀오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부앙가는 정규 시즌 31경기에서 24골 9도움을 올리며 팀에서 유일하게 2025 MLS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도 지난 8월 합류한 뒤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터트렸다.
한편 손흥민은 부앙가보다 늦게 LAFC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전에 이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가나전까지 소화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