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전북 현대 코치가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회부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4일 타리코 코치에 대한 상벌위 개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의 인종차별 혐의를 둘러싼 상벌위는 오는 19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사건은 지난 8일 열린 전북과 대전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전북이 2-1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박스 안에서 공이 대전 미드필더 김봉수 손에 맞았다. 그러나 김우성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고, 타노스 코치가 격하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비디오 판독(VAR) 후 페널티킥으로 정정됐지만, 타노스 코치는 계속해서 판정에 항의하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KPFRA)가 문제 삼는 건 이 과정에서 나온 타노스 코치의 제스처다. 그가 김우성 주심을 바라보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인 두 눈 찢기를 했다는 것. KPFRA는 '증거 영상 자료'라며 슬로우를 건 '전북현대 코치 인종차별 동영상'이라는 제목의 16초 짜리 영상도 배포했다.
[사진]OSEN DB.
KPFRA는 즉각 타노스 코치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강력 항의했다. 12일 성명서를 통해 "전북 코치(등록명 타노스)가 심판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 및 비하 발언'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본 행위는 심판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축구계 전체의 윤리 및 인권 존중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
또한 "본 사건을 단순한 경기 중 감정 표현이나 불상사로 보지 않는다. 이는 명백히 FIFA Disciplinary Code 제13조(Discrimination) 및 대한축구협회 윤리규정 제14조(차별 및 명예훼손)에 위배되는 중대한 위반 행위"라며 "심판의 인종, 출신, 외모 등을 근거로 한 언행 및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모든 심판의 안전과 존엄성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이자, 한국프로축구의 가치와 국제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시시비비가 가려지진 않았지만, KPFRA는 이미 타노스 코치를 인종차별 행위자로 확신하는 모양새다. 정확한 묘사는 빠뜨린 것으로 보이나 "위와 같은 행위들은 대한민국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매우 심각한 수준의 인권 침해 및 명예훼손 사건이며, 특히 인종차별 행위는 FIFA가 최우선으로 근절하고자 하는 반인권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강경 대응도 예고했다. PFRA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FIFA 등 관련 기관 제소 및 행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동시에 ▲해당 코치 및 소속 구단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 절차 착수 및 결과 공개 ▲피해 심판에 대한 공식 사과 및 보호 조치 시행 ▲향후 모든 구단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윤리 교육 강화 프로그램 마련 ▲유사 사건 재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른 최고 수위의 제재 적용을 강력 요구했다.
[사진]OSEN DB.
다만 여론은 정반대다. 타노스 코치의 행동을 슬로우 모션으로 돌려보면 눈을 '찢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원래 속도로 보면 단순히 눈가에 손가락을 한 순간 갖다댔다가 떼는 동작이기 때문. 일반적인 '두 눈으로 보지 않았냐'는 항의 제스처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올 시즌 K리그는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할 정도로 오심 문제가 들끓었기 때문에 더욱 반응이 좋지 않다. 논란이 불거질 때도 침묵을 지키고 있던 KPFRA가 이번 사건에서만큼은 전북과 타노스 코치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전북 구단은 13일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서를 제출했다. 인종차별 논란뿐만 아니라 판정에 대한 격한 항의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측은 "눈 쪽으로 손가락을 가져간 건 심판한테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냐'는 어필의 제스처였다고 한다"라며 인종차별은 오해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제 공은 연맹 상벌위로 넘어갔다. 독립 기관인 상벌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타노스 코치의 행동이 인종차별적이었는지 아닌지 판가름날 예정이다. 만약 상벌위에서 인종차별로 최종 판단할 경우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타노스 코치는 최소 10경기 이상 출전정지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제재금, 전북 구단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천만 원 이상의 벌금 징계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