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사법연수원 29기)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4일 총장 대행 넉 달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검찰 수뇌부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총장·대검찰청 차장검사·서울중앙지검장이 모두 공석이 된 것은 2009년 이후 두 번째다. 현재는 대검 부장단 최선임인 차순길(31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정부조직법 통과로 중수청·공소청 신설, 보완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체계가 대대적으로 재편되는 시기인 만큼, 정부가 새 지도부 인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검찰청 자체가 폐지되는 구조여서 새 검찰총장을 임명하기보다는 대검 차장을 임명해 대행체제를 유지하는 쪽이 힘을 얻는다. 총장 임명에는 인사청문회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도 현실적 고려 사항이다. 한 현직 검사장은 “검찰청을 없앤다고 하면서 굳이 총장을 임명하는 건 스스로 모순”이라며 “총장보다 절차가 간단한 대검 차장을 신속히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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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도부에 현직 고검장들 거론
후임 후보군으로는 구자현(29기) 서울고검장, 송강(29기) 광주고검장, 이종혁(30기) 부산고검장이 우선 거론된다.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검찰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비주류로 밀렸다가 직전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송 고검장은 윤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쳤다. 이 고검장 역시 대검 형사 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2023년 서울고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직전 인사에선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김태훈(30기) 서울남부지검장도 대검 차장 또는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 요직을 맡았고, 이번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일선 지검장 18명의 '경위 설명' 공동입장에 서명하지 않은 인물로도 주목받았다.
한 대검 부장 출신 변호사는 “항소 포기 여파로 조직 내부가 흔들린 건 사실”이라며 “정권 성향에 맞고 후배 검사들이 저항하지 못하게 어느 정도 내부 신망이 있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대검 차장·서울중앙지검장만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로 끝나지 않고 검사장급 전반에 대한 후속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항소 포기 이후 일선 지검에서 대거 반발이 일어난 만큼 조직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