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자신의 건강 문제와 그로 인해 겪었던 깊은 위기를 처음으로 솔직히 털어놓으며 팬들을 울컥하게 했다. 미스터리했던 병원 근황부터,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했던 순간까지, 김윤아의 진심 어린 고백이 전해졌다.
지난 3월, 김윤아는 “20240314 보조배터리의 날”이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는 사진을 공개해 팬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김윤아는 선천성 면역 질환을 앓고 있어 매달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지난해 자우림 측도 “뇌 신경마비와는 무관하며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밝혔으나, 건강 우려는 계속되었다.
김윤아는 지난해 7월 ‘세바시’ 강연을 통해 그간 숨겨왔던 뇌 신경마비 투병 사실을 처음 고백했다. “2011년 자우림 8집을 만들고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 뇌 신경마비가 왔다. 선천성 면역 결핍자라 매달 치료받고 있다. 그때 후각·청각·미각·통각·냉온감, 얼굴과 상체 근육, 미주신경까지 영향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후유증이 남아 있으며, “약간의 발성 장애가 남았지만 힘으로 누르고 있다”고 고백했던 것.
[사진]OSEN DB.
그 경험은 그의 삶 전체를 뒤흔들었다.“그때 이후로는 언제 삶이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매번 지금 하는 작업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모든 걸 쏟아붓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다시 한번 김윤아가 당시 심경을 전했다. 14일 방송된 KBS2 ‘더 시즌즈-10CM의 쓰담쓰담’에서는 자우림이 데뷔 29년 차 밴드답게 전설의 히트곡 ‘Hey, Hey, Hey’로 오프닝을 열었다. 최근 정규 12집 ‘Life’ 발매를 앞두고 있어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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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후 인터뷰에서 김윤아는 다시 한 번 삶의 기로에 섰던 순간을 언급했다.“사실 몸이 좋아지지 않아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선 적이 있었다.”며 “언제 삶이 끝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 앨범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죽어야겠다는 각성을 했다.”고 밝힌 것.
그는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앨범 작업에 혼신을 다했다. 김윤아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잘할 수 있다, 최대치를 내라’며 스스로 채찍질했다. 밀도 있는 사운드를 만들려고 했다.”며 대답, 이에 권정열은 “대부분 건강 문제를 겪으면 삶을 즐기려는 방향으로 가는데, 김윤아는 음악에 더 매진했다. 그래서 12집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며 진심으로 감탄했다.김윤아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29년 차 밴드가 만들어낸 깊은 밀도와,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절박함이 더해진 자우림의 12집 ‘Life’.김윤아의 투병과 극복, 그리고 음악에 대한 집념은 이번 컴백을 더 뜨겁고 의미 있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