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친한계는 곧장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28일 5차 회의를 개최하고 “2024년 11월 5일 전후로 발생한 당원게시판 관련 논란과 후속 조치 일체에 대한 공식 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한다”고 발표했다.
당원게시판 의혹은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익명으로 운영되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본인, 부인, 장인, 장모 등 한 전 대표 가족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작성자가 올린 글만 1000여 건에 달했다. 반면 이들은 한 전 대표를 향해서는 우호적인 글을 올렸다. 당 안팎에서는 ‘동명이인’이 아니라 한 전 대표 측이 윤 전 대통령 비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올린 게시글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파다했지만, 한 전 대표 재임 시절에는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12·3 비상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논란은 한동안 수면 아래 잠재해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게시판 의혹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동혁 대표가 당원게시판 진상 파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실제 당선 뒤에도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는 당원게시판 의혹을 제대로 조사해 한 전 대표를 정리하라는 당원의 명령을 받고 뽑힌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강성파인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앉혔다. 이 위원장 또한 지난 10월 2일 첫 회의를 열고 “당원게시판 사건은 최소한 확인의 필요성은 있다”는 문자를 취재진에 보냈다.
당무감사위가 조사를 끝내면 공은 윤리위원회가 넘겨받는다. 현재 윤리위원장인 여상원 변호사는 방송 등에서 당내 분열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징계에 회부된 친한계 핵심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지난 3일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퇴 압박을 받다가 지난 17일 사의 표명을 했다. 장 대표는 아직 새 윤리위원장을 선임하지는 않고 있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장 대표와 코드가 맞는 윤리위원장까지 앉혀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려 할 것”이라고 했고,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신상필벌은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조사 결과 당원게시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 가능성이 있어 친한계는 벌써부터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친한계 초선 의원은 “내부 총질하지 말라던 장 대표가 계엄 1년을 앞두고 당 지지율 침체 등 코너에 몰리자 탈출구로 내부 총질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