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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닮은 성인인형' 단속 나선 프랑스…中 플랫폼 단속 포석?

중앙일보

2025.11.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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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 쉬인. AFP=연합뉴스
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 쉬인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추가 고발했다.

프랑스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알리익스프레스와 줌(Joom)이 미성년자를 닮은 성인인형을 판매했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줌은 포르투갈에 본사를 둔 라트비아 기업이지만, 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을 유럽에 유통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쉬인에서 아동 모습의 성인인형이 판매됐다며 2억 유로(약 3400억원)의 과징금과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했다. 쉬인은 사이트에서 모든 불법 상품을 삭제하며 당장 처분은 피했지만 오는 5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세르주 파팽 중소기업부 장관은 “디지털 ‘서부 개척 시대’를 끝낼 때”라며 “쉬인 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장기전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중국의 테무, 미국의 위시·이베이에서도 마체테와 너클 등 불법 무기류와 음란물이 판매됐다며 조사에 나섰다.



프랑스 자존심 건드렸다…오픈런 행렬도

5일 쉬인 매장이 들어선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선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파팽 장관은 “소비자와 아동 및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싸움”이라고 했지만, 속내에는 유럽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플랫폼들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있다. 쉬인이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 세계 최초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위기감이 가시화됐다.

프랑스에선 파리 중심가인 베아슈베(BHV) 마레 백화점에 저가 패스트패션을 대표하는 쉬인이 들어서자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반발이 거셌다. 유명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했고, 백화점 앞에선 쉬인과 패스트패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반면 아침부터 쉬인 매장에 ‘오픈런’을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백화점 측은 쉬인과 손을 잡은 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백화점은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했지만, 최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에 밀리면서 존립 위기에 처했다. BHV의 모회사 소시에테데그랑마가쟁(SGM)은“쉬인 입점 이후 백화점 방문객 수가 50% 증가했고, 쉬인 고객의 4분의 1은 백화점 내 다른 매장에서도 쇼핑했다”고 밝혔다.

쉬인에게 프랑스는 이미 누적 2500만명의 이용자를 둔 주요 시장이다. 세계 최대의 패션 시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쉬인은 프랑스에 추가로 매장 5곳을 열 예정이었지만, SGM은 전략 수정을 이유로 이를 연기했다.

프랑스의 요청에 유럽연합(EU)도 나섰다. 이날 EU 집행위는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쉬인이 아동형 성인인형과 무기 등 불법 상품을 판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쉬인이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거라는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집행위는 쉬인에 소비자 보호 방침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조사 결과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연간 전 세계 매출액의 6%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유럽의회는 쉬인처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이 쉬워져야 한다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장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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