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MBC 다큐멘터리 추모특집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가 28일 방송되며, 한국 연기계의 거목 故 이순재의 마지막 기록들이 공개됐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가장 아리게 한 장면은 병상 위에서조차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이었다.
#. “하고 싶은 건 작품뿐”… 5월 병상에서 밝힌 간절한 마음
영상은 올해 5월 25일, 소속사 대표 이승희가 병상에 누워 있는 이순재를 찾아간 장면으로 시작됐다. 이승희 대표가“누워만 계시면 하고 싶은 거 없으세요?” 라고 조심스레 묻자, 고(故) 이순재는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다.” 고 단호하게 답했다.
대표는 “연기는 건강할 때 하셔야죠. 몸 먼저 회복하시고 천천히 준비해요.” 라며 마음을 달랬고,이순재는 고개를 끄덕이며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가 바라던 ‘다음 작품’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이순재는 2024년 11월 2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OSEN DB.
#. 생애 마지막 작품이자 첫 대상 드라마 ‘개소리’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연극·드라마·영화·예능을 넘나든대한민국 연기계의 살아 있는 역사였다. 칠순에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구순에는 연극 무대로 복귀하며나이와 무관한 열정을 보여준 배우였다.
그의 마지막 작업은 KBS2 드라마 ‘개소리’였으며, 이 작품으로 그는 데뷔 68년 만에 생애 첫 KBS 연기대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옵니다.연기는 연기로 평가받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이어 “걱정하지 말고 드라마 잘하라”고 응원해준 가천대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삼키던 모습은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 병상에서 안아든 마지막 트로피… “무겁다” 한마디에 70년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이승희 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이대표는 “그때가 선생님 건강이 가장 안 좋았던 때였습니다"라고 했다. 이어데 병상에서 마지막으로 ‘2024 KBS 연기대상’ 트로피를 안아보던 이순재의 모습도 공개됐고, ‘무겁다…’ 고 말한 모습이 먹먹하게 했다.
짧은 한마디 안에는 70년 연기 인생의 무게, 작품을 향한 갈망, 그리고 끝까지 현장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배우 이순재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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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소감 “신세 많이 졌습니다”… 영원한 연기의 스승으로
이순재가 남긴 마지막 수상 소감은 그의 인생 전체를 대변하는 말이 됐다. “평생 신세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한 문장은 후배들뿐 아니라 시청자들, 국민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 이순재를 떠나보낸 많은 후배 배우들은 “따뜻한 어른이었다”, “현장에서 늘 배울 게 많았다” 며 눈물을 흘렸다.
작품을 향해 뛰던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진짜 배우였다. 병상에서도 대본을 외우고 싶어 하고,회복하면 다시 작품을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던 배우 이순재. 그의 마지막 트로피, 마지막 소감, 마지막 눈빛까지 모두가 “연기는 곧 내 삶”이라 말하고 있었다.비록 그의 빈자리는 크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말, 연기 철학은 대한민국 연기 역사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