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형차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현대차·타타 반발
"909㎏ 미만 소형차 생산량 많은 마루티 스즈키에만 유리" 지적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소형차에만 일부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자 현대자동차와 타타 모터스 등 현지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 제조사들은 소형차 규제 완화 조치가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에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타타 모터스,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 등 인도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각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
이 제조사들은 서한을 통해 "중량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 한 업체만 돕게 된다"며 "이는 인도 전기차 (확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한에는 특정 업체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인도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정부 조치로 현지 최대 자동차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가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 정부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1㎞당 113g에서 91.7g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중량이 909㎏ 이하이고 길이가 4m 이하인 1천200㏄ 이하 휘발유 차량에는 완화한 규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소형차의 95% 이상을 마루티 스즈키가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루티 스즈키가 판매하는 차량 중에서는 16%가 중량이 909㎏ 미만인 소형차다.
이 때문에 다른 제조사들은 완화 규정을 적용하는 기준인 차량 중량도 임의적인 데다 글로벌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며 마루티 스즈키에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마힌드라는 인도 전력부에 보낸 서한에서 차량 중량이나 길이 관련 규정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도 인도 정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세계적으로) 더 엄격한 연비와 무공해 기준을 적용하는 가운데 이번 완화 조치는 후퇴로 인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또 로이터에 "특정 부문을 우대하는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산업 안정성과 고객 이익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마루티 스즈키는 "유럽,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모두 소형차를 보호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정을 일부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세계 1위인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현대차 그룹의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9%대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다.
마루티 스즈키는 일본 자동차 기업 스즈키의 사실상 인도 자회사로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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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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