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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위한 X3, 가족 우선 CX60…닮은 듯 다른 두 車 비교해보니

중앙일보

2025.11.29 12:00 2025.11.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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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차대차⑤ BMW X3 vs 볼보 XC60


글=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email protected]), 김창우 중앙일보 경제선임기자, 사진= 서동현 로드테스트 기자

BMW X3와 볼보 XC60은 컴팩트 럭셔리 SUV다. 국내에서는 중형으로 분류한다. 둘 다 각 브랜드의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2025년 1~10월 국내 판매는 BMW X3 20 x드라이브가 4578대로, 3599대인 볼보 XC60 B5 AWD를 앞선다. 가격은 BMW X3 20 x드라이브가 6850만~7930만원, 볼보 XC60 B5 AWD가 6570만~7330만 원이다.

BMW X3(왼쪽)와 볼보 CX60.

역사는 X3가 빠르다. 2003년 처음 데뷔했다. 1세대 X3는 BMW가 설계하고,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마그나 슈타이어가 생산을 맡았다. 개발명 E46의 4세대 3시리즈가 밑바탕이다. 2010년 X3는 2세대로 진화했다. 개인적 디자인 취향으로, 가장 좋아하는 X3다. 이후 X3는 2017년 3세대, 지난해 지금의 4세대로 거듭났다. 국내 수입 모델은 미국산이다.

BMW X3.

XC60은 2008년 데뷔했다. 세단과 왜건, 크로스컨트리 등으로 나온 60시리즈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2017년 지금의 2세대로 진화했다. XC60은 글로벌 누적 판매 270만대로, 볼보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지난 8월, 디자인 다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해 새로 출시했다. 업데이트로 상품성을 높였다지만, 엄밀히 따져 8년 전 설계와 디자인이다.

볼보 CX60.



크고 우람한 X3, 실내도 화려하고 선명


차체는 X3가 XC60보다 조금 더 크다. 굳이 제원을 확인하지 않아도 육안으로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길이는 45㎜, 너비는 20㎜, 높이는 10㎜ 더 여유롭다. 그런데 X3가 유독 더 우람해 보이는 이유는 앞모습에 있다. XC60보다 ‘얼굴’이 위아래로 길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큼직하다. 보닛도 우뚝 솟았다. 전반적으로 간결하지만 대담한 모습이다.

BMW X3.

XC60은 X3에서 바람을 적당히 뺀 분위기. 그 결과 차체 옆면을 가로지른 주름이 또렷이 살아났다. 도어 아래쪽은 보조개처럼 움푹 들어가 우아한 곡면을 이뤘다. 상대적으로 납작한 XC60의 비율이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X3의 전반적 디자인이 간결한 디지털이라면, XC60은 섬세한 클래식. 한 세대 이상 출시 시점 차이가 자연스레 드러난다.

볼보 CX60.

X3의 실내는 SF풍. 실내 쪽으로 경사진 대시보드엔 직물을 씌웠다. 도어 트림의 세모꼴 틀 속엔 손잡이와 송풍 조작 터치 스위치를 심었다. 센터 콘솔 앞엔 짧은 변속 레버와 납작한 i드라이브 다이얼이 자리한다. 계기판과 정보창은 매끈한 호 그리며 붙은 각각 12.3과 14.9인치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투사 면적이 넓다. 색감도 화려하고 선명하다.

XC60 실내로 들어서면 X3에서 들떴던 심박수가 차분히 가라앉는다. 익숙하고 편안해서다. 대시보드는 수평과 수직 어울린 전형적 형태. 각종 조작 버튼은 기능별로 예상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 계기판은 12.3인치, 세로형 중앙 터치스크린은 11.2인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꼭 필요한 정보 띄울 최소한의 크기. 구성도 간결하다. 선명도는 다소 떨어진다.

차체 크기
BMW X3 20 xDrive 볼보 XC60 B5 AWD
길이(㎜) 4755(+45) 4710
너비(㎜) 1920(+20) 1900
높이(㎜) 1660(+10) 1650
휠베이스(㎜) 2865
공차중량(㎏) 1950(+20) 1930
트렁크 용량(L) 570~1700 505~1432

X3의 실내 공간은 앞좌석, 그중에서도 특히 운전자 중심이다. 대시보드 구획부터 스위치 배치까지 오롯이 운전자만 바라본다. 동승석에서 소외감 느낄 정도. 도어와 윈도 만나는 벨트라인이 높은 데도, 운전석 시야는 시원시원하다. 앞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반면, 뒷좌석 공간은 상대적으로 좁다. 딱딱하고 칙칙한 플라스틱으로 도배한 듯한 분위기도 아쉽다.

BMW X3.

실내는 XC60이 좀 더 넉넉하게 다가온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중심축 사이의 거리)가 2865㎜로 같고, 차체는 오히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흥미로운 차이. 특히 뒷좌석이 확실히 넓고 편안하다. 상아색 나파 가죽과 흰색 원목, 둥글둥글한 디자인 때문에 가정집 거실 보는 느낌이다.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볼보 고유의 디자인 테마로 통일한 정성도 돋보인다.

볼보 CX60.

트렁크 공간은 차체 크기와 비례한다. X3가 570~1700L로, XC60(505~1432L)을 웃돈다. 하지만 사용자의 짐 쌓기 노하우로 상쇄할 수 있을 차이. 세부 디테일은 두 브랜드의 사고 차이를 드러낸다. 예컨대 짐 실을 때 걸치는 패널을 X3는 실용적인 검정 플라스틱, XC60은 세련된 금속으로 마감했다. 둘 다 트렁크 도어는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다.



편안한 뒷좌석, 상아색 실내, 좋은 오디오의 CX60


X3의 운영체제는 ‘BMW OS 9’이다. 이전(리눅스)과 달리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메뉴 구성이 익숙하고 간소하다. 터치 컨트롤과 음성을 통해 직관적 쓸 수 있다. ‘티맵’ 기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도 기본. X3의 운영체제는 섬세한 개인화 서비스가 강점이다.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모두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BMW X3.

XC60은 ‘볼보자동차 사용자 경험(Volvo Car UX)’을 갖췄다. 퀄컴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 기반으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응답성을 뽐낸다.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과 평균 한국어 인식률 96% 이상의 AI(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오토’, 티맵 스토어, 네이버의 웨일 브라우저를 갖췄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유선 연결만 지원해 아쉽다.

볼보 CX60.

오디오는 시승차인 X3 20 x드라이브 M스포츠 프로 기준, 16개 스피커의 600W 하만카돈. XC60 B5 AWD는 스피커 15개의 1100W 바워스 앤 윌킨스(B&W)다. 두 오디오의 우열은 개인 취향으로 뒤바뀔 여지조차 거의 없다. XC60 오디오 출력이 동급 최대일뿐더러 음질 또한 압도적인 까닭이다. 다른 조건을 떠나 오디오 때문에 XC60이 탐날 정도다.

파워트레인
BMW X3 20 x드라이브 볼보 XC60 B5 AWD
엔진 4기통 1998㏄ 가솔린 터보 4기통 1969㏄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마력) 190 250
최대토크(㎏·m) 31.6 36.7
변속기 자동 8단
굴림방식 사륜구동

X3와 XC60 모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심장을 갖췄다. 최소한의 개조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는데 초점 맞춘 기술이다. ‘스톱 앤 스타트(Stop & Start)’ 혹은 ‘스톱 앤 고(Stop & Go)’라고 부르던 소위 ‘마이크로 하이브리드’의 진화형에 가깝다. 다만, 스타터 모터 겸 제너레이터의 위치와 역할 때문에 엔진 없이 전기 모드 단독 주행이 불가능하다.
모두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X3 1998㏄, XC60 1969㏄로 배기량은 다르다. 최고출력은 XC60 B5 AWD가 250마력, X3 20 x드라이브가 190마력. 최대토크도 XC60이 36.7㎏·m로, X3보다 5.1㎏·m 더 강력하다. 전기 모터 출력은 XC60이 약 13.6마력, X3가 약 11마력. 두 대 모두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동력 성능
BMW X3 20 xDrive 볼보 XC60 B5 AWD
0→100㎞/h(초) 8.5 6.9
최고속도(㎞/h) 215 180
60㎞/h 소음(㏈) 73 75
공인연비(㎞/L) 10.9 10.7

성능 제원은 XC60 B5 AWD의 뚜렷한 우세를 점치게 했다. 이를테면 각 제조사가 밝힌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XC60이 6.9초로, X3보다 1.6초 더 빠르다. 최고속도는 반대로 시속 215㎞의 X3가 우위. 반면 XC60은 시속 180㎞ 제한이다. 사실 볼보 전 차종이 그렇다. 안전 때문이다. 볼보는 “더 빨리 달리고 싶으면 다른 차를 타라”고 말한다.

BMW X3(왼쪽)와 볼보 CX60.

그런데 실제 주행 느낌은 예상과 반대였다. 출력과 토크, 가속 시간 뒤지는 X3가 오히려 시종일관 경쾌하게 달렸다. 수치와 물리법칙을 뒤집는 마법은 아니었다. 호흡 딱딱 맞는 과정이 전체 느낌을 어떻게 좌우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빠른 반응성과 매끈한 엔진 회전, 스포티한 사운드, 빼어난 판단 및 실행력 뽐내는 변속기가 모여 낸 시너지였다. 서스펜션 세팅도 압권이다. 코너 직전 가속 멈추고 스티어링 조작만으로 관성을 이용해 돌아나갈 때조차 움직임이 정갈하고 정교하다. 따라서 언제든 차를 원하는 대로 조종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승차감도 매력적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조차 충격 삼키고 뱉는 탄성 계수가 올라갈 뿐 굴곡 없이 매끄러운 승차감을 유지해 인상 깊다.

BMW X3(왼쪽)와 볼보 CX60.

XC60의 주행 감각은 X3와 반대다. 더 강력하고 무게도 가볍지만, 되레 편안하고 차분하다. 물론 페달을 바닥까지 짓이기는 급가속은 X3와 비교 불가다. 맹렬하고 저돌적이다. 그러나 가감속을 반복하는 일상적 주행 환경에서는 활력이 눈에 띄게 줄며 나른해진다. 상대적으로 굼뜬 터보와 변속기 반응 때문이다. 걸걸한 엔진음도 가속의 흥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시승차는 XC60 B5 AWD 울트라로, 에어 서스펜션 포함한 액티브 섀시가 기본. 덕분에 고속에선 차체를 납작 낮추고, 오프로드에서는 배 바닥을 껑충 띄운다. 또한 차와 도로, 운전자를 1초당 500회 모니터링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율한다. 승차감과 핸들링은 철저히 ‘편안함’에 초점 맞췄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는 너무 뻣뻣하다. 중간이 없어 아쉽다.

BMW X3(왼쪽)와 볼보 CX60.

한편, 수치로 드러난 연비 차이는 크지 않다. 환경부 인증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BMW X3 20 x드라이브가 10.9㎞/L, 볼보 XC60 B5 AWD는 10.7㎞/L. 운전 습관에 따라서 차이를 좁히거나 뒤집을 수도 있는 정도의 차이다. 시속 60㎞로 정속 주행하며 실내에서 반복 계측한 평균 소음 값은 X3가 73㏈(데시벨)로, XC60의 75㏈보다 좀 더 정숙했다.



운전 즐거움은 X3... '구관이 명관' 일깨우는 CX60


BMW X3와 볼보 XC60의 비교는 시종일관 흥미진진했다. 저울질 항목에 따라 놀랍도록 비슷하면서도, 뚜렷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도 한층 쉽고 명확하게 내릴 수 있었다. 우선 두 브랜드가 각 차종을 간추린 핵심부터 살펴보자. X3는 ‘더욱 강력해진 스포츠 감각, 시각적 효과, 다재다능함’이고, XC60은 ‘더는 좋아질 수 없는 대대적 개편’이다.

BMW X3.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뒷좌석 활용 빈도가 적은 편이라면 X3가 맞다. 확고한 디자인 정체성과 전통적인 가치를 더 중시하고, 가족과 함께 자동차의 모든 공간을 골고루 사용한다면 XC60이 답이다. 갓 나온 X3가 더 좋을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도 놀라웠다. 하지만 번갈아 타보니 ‘구관이 명관’이란 속담의 뜻도 새삼 와 닿았다.

볼보 CX60.

이번 비교 무대에 올린 BMW X3 20 x드라이브 M스포츠 프로의 가격은 7930만원. 기본형은 6850만원부터 시작한다. 볼보 XC60 B5 AWD 울트라는 7330만원, 기본 트림인 플러스 브라이트는 6570만원부터다. 마침 연중 가장 매력적인 조건으로 차를 살 수 있는 연말이다. 평소 두 차종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김창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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