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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발톱 좀 깎아줘요”…100㎏ 성범죄자 소름돋는 반전

중앙일보

2025.1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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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모든 악행이 집결한 곳, 바로 교도소입니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고, 내비게이션에서 검색도 되지 않는 이곳에 김도영 교도관은 9년째 매일 출근합니다.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르고 피해자 탓을 하는 사람들, 누군가의 인권을 짓밟고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 이들의 비뚤어진 마음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진짜 교도소 이야기. 더중앙플러스 ‘나는 교도관입니다(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46)’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 해당 내용은 필자의 실제 경험을 기록했으나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유지를 위해 일부 각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교도소 화장실 벽에 붙은
문구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만물의 영장이라….
두꺼운 철창으로 가로막힌 이곳에도
만물의 영장이 살고 있다.

사람의 목을 조르고,
찔러 죽이고,
부모와 자녀를 살해하고,
타인의 성(性)을 유린한 인간들.

매일 교도소에 들어가는 나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는가.
글쎄,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내 아들 발톱 깎아줄 교도관 있어요?”

교도소 복도에 발을 딛자마자,
한 남자 수감자가 두 손과 발을
바닥에 붙인 채 엎드려 있다.
흡사 고양이가 털을 세워
가르릉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이고 나 죽네!”
남자는 앓는 소리를 냈다.
마침 남자의 부모가 면회를 왔고
면회를 위해 두꺼운 철문이 열렸다.

“저 몸이 너무 아파요. 못 걸어가겠어요.”
면회 시간은 단 10분이라,
나는 서둘러 그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워 휠체어에 앉혔다.

100㎏은 훌쩍 넘을 듯한 묵직한 체중.
휠체어를 밀 때마다 나도 모르게 끙 소리가 새어 나왔다.

“교도관님이 수고 좀 해주세요.”

숨을 헐떡이며 휠체어를 밀고 있는 나를 보며
남자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뚜렷한 지병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파서 못 걷겠다”며 면회뿐만 아니라
운동, 종교 집회, 진료실에 갈 때도 휠체어에 올라탔다.

그런 아들의 건강이 걱정되는지,
면회실에서 남자와 부모는
한참을 서로 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10분간의 면회가 끝나고 그를 다시 데려가려 할 때, 그의 부모가 나를 불러 세웠다.

“저기요. 우리 아들은 허리가 안 좋아서 혼자 발톱을 못 깎는데, 그 안에 대신 발톱 깎아줄 교도관 있어요?”

말문이 막혔다.

반응을 잃고 헤매는 내게, 남자의 부모는
“아들에게 고혈압약이 잘 지급되고 있냐”는 질문도 던졌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더 기막힌 말들이 날아왔다.

“저 공황장애라 단체생활 못 해요. 방 혼자 써야 돼요.
아 그리고, 저 채식밖에 안 먹어요.
저번에도 말씀드렸을 텐데요.”
그가 방으로 들어가며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남자와의 동행이 끝나자
왠지 모르게 피로가 몰려왔다.
몸이 축 처지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30대 후반인 남자는
미성년자 성매매로 교도소에 들어왔다.
그는 교도소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피해자가 미성년인 걸 몰랐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그가 이 죄명으로
교도소에 들어온 건 처음이 아니었다.

그가 검거됐을 때,
휴대폰에는 지하철·길거리·마트에서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찍은
사진 수천 장이 저장돼 있었다.

(계속)


몇 달 후,
그 남자는 2년의 형기를 마쳤다.
교도소를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여전히 휠체어에 올라타 있었다.


그가 교도소 정문을 나설 때였다.
소름끼치는 반전이 일어났다.

“내 아들 발톱 좀 깎아줘요” 100㎏ 성범죄자 부모의 부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1401


김도영.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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