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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셰프들도 썼다…줄 서는 3263만 시간 아낀 기술 [비크닉]

중앙일보

2025.11.29 13:00 2025.11.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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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피셜
잘 만들어진 브랜드는 특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요. 흔히 브랜드 정체성, 페르소나, 철학이라고 말하는 것들이죠. 그렇다면 이런 브랜드의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어떻게 이토록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고, 설득할 수 있을까요. 비크닉이 브랜드라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무대 뒤편의 기획자들을 만납니다. 브랜드의 핵심 관계자가 전하는 ‘오피셜 스토리’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캐치테이블 용태순 대표. 사진 캐치테이블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찌감치 송년회 장소를 잡는 이들이 생겨납니다. 모임마다 인원·장소·선호메뉴 등이 제각각이다 보니 어느 식당을 갈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방송이나 SNS에서 회자된 곳이라면 원하는 날짜에 자리 잡기도 쉽지 않고요.
2015년 첫 선을 보인 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인 캐치테이블은 이런 고민을 해소하고자 출발한 서비스입니다. 클릭 몇 번으로 조건별 식당 검색부터 예약은 물론 실시간 웨이팅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유의미한 숫자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까지 회원 1000만명, 누적 방문 1억8000만회, 입점 식당 1만곳 이상 노쇼율 1% 미만. 무엇보다 외식으로 낭비되던 무려 3263만 시간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캐치테이블을 만든 용태순(49) 대표는 대학 시절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수기 예약’을 경험한 뒤 이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사람 손으로 일일이 적고 지우고 다시 쓰던 과정이 얼마나 시간을 낭비하는지 매일 보았죠. 그러다 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날, 기술 하나가 가게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답니다. 비크닉은 창립 10년 만에 외식 문화의 변화를 이끈 용 대표를 만나 이 서비스가 지켜온 본질의 힘, 그리고 앞으로 그리는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캐치테이블이 지켜온 단 하나의 본질
캐치테이블 앱 화면 모습. 사진 캐치테이블


Q. ‘캐치테이블’이 알려진 게 2020년부터였어요. 그 시기를 어떻게 기억하나요.
A. 그때를 기점으로 단순한 ‘예약 도구’가 아니라 외식 전체를 설계하는 팀으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예약·고객관리 앱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서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경험이 뭘까?” 고민하게 됐죠. 그러다 2022년 말 실시간 웨이팅 서비스를 열면서, 캐치테이블이라는 이름이 정말 대중에게 확 알려졌어요.

Q. 요즘은 캐치테이블에 없는 맛집은 거의 없다는 말까지 나와요.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본질’은 무엇인가요.
A. 저희 비전은 정말 단순해요. ‘모든 사람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돕자.’ 행복한 순간이라는 게 결국 맛있게 먹을 때 오잖아요. 그래서 시작을 예약으로 잡았어요. 가족 모임이나 기념일처럼 소중한 날에 불편함 없이 예약할 수 있으면, 그 경험 자체가 훨씬 행복해지거든요. 지금은 대기 서비스까지 확장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음식이 입에 들어가기까지 모든 경험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게 저희가 붙잡고 있는 본질이에요.

Q. 캐치테이블이 입점 식당을 늘려온 노하우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관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성장해왔어요. 지금도 수기로 예약받는 곳에 가게 되면 일부러 대표라는 얘기를 하지 않고 식사 후에 불편한 게 없는지 자연스럽게 여쭤봐요. 그러다 도움이 될 부분이 보이면 그때 제 명함을 드리죠. 실제로 몇 달 전에도 대기 줄이 긴 매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캐치테이블 아세요? 쓰시면 훨씬 편해요”라고 영업을 하고, 현장에서 바로 도입이 결정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캐치테이블 현장 대기 등록을 하는 모습. 사진 캐치테이블


‘노쇼’와 ‘클린 리뷰’ 공정성을 위한 결단

Q. 예약금 제도를 업계에 처음 도입했습니다. 계기가 있었나요.
A. 2016~2017년쯤 노쇼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됐어요. 그런데 그 당시 예약금을 내는 방식은 너무 불편했죠. 전화해서 계좌번호를 받고, 송금하고, 식당은 또 입금 확인을 해야 했으니까요. 저희는 버튼 한 번으로 예약금 결제가 되는 방식을 만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노쇼 방지 캠페인도 진행하면서 2024년에는 실 결제 없이 예약을 완료하는 ‘예약금 0원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예약 후 방문하지 않을 경우, 기등록된 카드에서 취소 수수료가 자동 부과가 돼요. 그 결과 노쇼 비율도 1% 미만으로 내려갔습니다.


캐치테이블에서 시행 중인 클린 리뷰 캠페인. 사진 캐치테이블


Q. 식당 리뷰만 믿고 갔다 실망하는 일이 많은데요.
A. 블로그나 SNS를 보면 광고성 글이나 대행사가 만든 가짜 리뷰가 넘쳐 나요. 이런 불순한 데이터 위에 AI를 올리면 추천이 왜곡될 수밖에 없고요. 리뷰가 투명해야 진짜 맛집이 드러나고, 소비자도 자기 취향에 맞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모든 식당이 모두에게 5점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 위에서 선택이 이뤄지는가’라는 점입니다.

Q. 캐치테이블에선 어떤 기준으로 식당을 고르면 좋을까요.
A. 점수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 결국 중요한 건 내 스타일이에요. 리뷰를 읽다 보면 “이 집은 바다 향이 강하다” 같은 표현이 있거든요. 그런 걸 참고해 나랑 맞는 곳을 찾는 거죠. 삼겹살도 촉촉한 육즙을 좋아하는 사람과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잖아요. 저희는 각자에게 맞는 맛집을 연결해주는 것, 그게 진짜 ‘좋은 외식’을 만드는 길이라고 보고 있어요. 허위 리뷰를 겨냥한 ‘클린 리뷰 정책’을 시행한 것도 이 때문이죠. 행복한 외식은 결국 “내 입맛과 딱 맞는 한 끼를 만났을 때” 오는 거니까요.

Q. 직원들의 미식 경험도 회사가 적극적으로 장려한다고 들었어요.
A. 저희는 ‘캐치 포인트’라는 복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연 100만원 정도를 지원해서 캐치테이블로 직접 예약하고 방문해보도록 하죠. 팀원들이 다양한 식당을 경험해보는 게 결국 제품을 더 잘 만들고, 사용자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연말 미식 트렌드와 사용자 경험의 혁신
캐치테이블 트렌드 리포트. 사진 캐치테이블


Q. 캐치테이블 데이터로 본 올해 미식 트렌드는 어땠나요.
A. 넷플릭스 ‘흑백 요리사’ 이후로 사람들이 맛을 표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짜다, 달다” 같은 단순한 표현이 많았다면, 이제는 “익힘이 적당하다”,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다” 같은 디테일한 말들이 리뷰에 많이 등장해요. 또 하나는 K-푸드의 확산이에요. 한국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다 보니 캐치테이블 글로벌 버전의 월간 이용자(MAU)가 55만명을 넘었습니다.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 미식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죠. ‘미식의 깊이’가 커지고, ‘한국 음식의 영향력’이 확장된 해였다고 볼 수 있어요.

Q. 캐치테이블이 분석한 맛집, 인기 식당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A. 꾸준히 인기 있는 매장들을 보면, 먼저 맛의 완성도와 자기 스타일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는 수준을 넘어 재료나 맛의 특성 등에서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평점 4.5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가짜 리뷰에 의존하지 않고 정직한 리뷰 문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신뢰를 쌓고, 예약·대기 시스템을 활용해 손님의 시간과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매장일수록 재방문율도 높게 나타납니다.

Q. ‘흑백 요리사’ 방송 이후에 캐치테이블 사용량이 급증했다고 들었어요. 시즌2에선 어떤 걸 기대하나요.
A. 솔직히 시즌1이 그렇게까지 터질 거라고는 저희도 몰랐어요. 뿌듯했던 건, 거기 등장하는 셰프 중 상당수가 이미 예전부터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받고 있던 분들이었다는 거예요. 내부나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했던 분들이라, 프로그램이 그분들을 더 널리 알게 해준 느낌이 컸죠. 시즌2가 공개되면 그 흐름 안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같이 만들어보고 싶어요. ‘흑백 요리사’가 한국 미식에 대한 관심과 눈높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면, 저희는 그 관심이 실제 예약과 방문, 새로운 맛 경험으로 이어지게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흑백 요리사’ 셰프 식당을 모아둔 ‘흑백요리사 맛집’ 섹션. 사진 캐치테이블


캐치테이블 사무실에는 '우리는 역사상 최초의 요식업 슈퍼플랫폼을 만든다'는 미션이 적혀 있다. 사진 캐치테이블


Q. 사무실 벽에 적힌 ‘우리는 역사상 최초의 요식업 슈퍼플랫폼을 만든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요. 대표님이 말하는 ‘요식업 슈퍼 플랫폼’은 정확히 어떤 모습인가요.
A. 예약·대기뿐만 아니라 스마트오더, 포스, 매출·인력·식자재 관리까지, 외식의 앞뒤 과정을 온라인·오프라인 데이터로 한데 묶어서 예약하고, 기다리고, 먹고, 결제하고, 리뷰까지 남기는 이 모든 여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목표는 정말 단순해요. ‘맛집 탐색=캐치테이블’이에요. 사람들이 “오늘 뭐 먹지?” 할 때, 가장 먼저 캐치테이블을 여는 흐름을 만들고 싶어요.





이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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