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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지 않았다" 유도 허미미, 수술·눈물 딛고 아부다비서 정상 복귀

OSEN

2025.11.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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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정승우 기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다시 한 번 국제 유도계를 뒤흔들었다. 어깨 수술과 재활, 고통스러운 복귀 과정을 딛고 세계 최고 무대에서 증명해낸 완벽한 '부활의 금메달'이었다.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허미미는 유럽 강호 줄리아 카르나(이탈리아)와 맞붙었다. 결과는 허미미의 승리.

초반부터 두 선수는 치열한 간보기 싸움을 펼쳤다. 공격 타이밍을 서로 주지 않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허미미는 정규시간 종료를 1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지도 하나를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그 순간이 오히려 승부의 방향을 바꾸는 단초가 됐다.

연장전이 시작되자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립 파이트에서 주도권을 쥔 허미미는 상대 상체를 틀어 제압하며 곧바로 누르기 자세로 연결했다. 카르나는 벗어날 틈을 찾지 못했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허미미의 압박은 더욱 단단해졌다. 심판의 종료 신호와 함께 승부는 끝났고, 허미미는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의 정상에 우뚝 섰다.

이번 금메달은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세계선수권 우승, 파리올림픽 은메달. 누구보다 높은 곳에서 버텨왔던 허미미는 올해 3월 왼쪽 어깨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복귀 직후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는 예상 밖 조기 탈락의 아픔도 있었다. 그러나 라인-루르 세계대학대회와 전국체전을 연달아 제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다시 국제무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허미미의 이야기는 더 큰 무게를 지닌다. 그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의 5대손이다. 허석 선생은 1918년 군위에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체포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출옥 직후 세상을 떠났으며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그런 뿌리를 가진 허미미는 일본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 전국대회 금메달을 딸 만큼 촉망받는 재목이었지만, 할머니가 남긴 "미미가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한마디를 가슴에 품고 귀국을 결심했다. 이후 경북체육회에 합류했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 모든 서사와 역경이 겹쳐진 끝에 만들어낸 아부다비의 금빛 순간은 더욱 특별했다.

한편 같은 날 남자 60kg급에서는 러시아 아유프 블리예프가 정상에 등극했다. 국제유도연맹이 지난 27일 러시아 선수단 제재를 해제하면서 이번 대회부터 러시아 국기와 국가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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