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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전요환'의 나라?…알고보면 '혈맹'인 수리남

연합뉴스

2025.11.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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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깃발로 6·25참전…해저유전 개발 통한 경제도약 모색
[특파원 시선] '전요환'의 나라?…알고보면 '혈맹'인 수리남
네덜란드 깃발로 6·25참전…해저유전 개발 통한 경제도약 모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6만3천㎢ 면적 국토(한반도의 75%)에 제주도와 비슷한 규모의 인구(약 65만명)를 보유한 '남미의 소국' 수리남은 그간 한국 대중에 그리 친숙하다고 볼 만한 나라는 아니었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2022) 흥행 전까지의 이야기다.
드라마 공개 당시 "국가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묘사됐다"며 현지 정부에서 한국 당국에 항의한 일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양국은 대화를 통해 우호 관계를 심화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외교당국의 평가다.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은 범죄 활극 덕분에 갑자기 우리와 부쩍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리남은 한국과 오랜 우정을 나눈 혈맹이다.
한국전에 전투병을 보낸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70여년 전 115명의 수리남 청년은 네덜란드 군 소속으로 참전했다. 공식적인 16개 파병국 명단에는 수리남이 들어가 있지 않다. 수리남은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다. 현재도 남미 대륙 안에서 네덜란드어를 공용어로 쓰는 유일한 국가다.

각별한 과거의 연이 영향을 미쳤던 것인지, 한국은 수리남 독립(1975년 11월 25일) 이후 사흘 만에 이 신생국과 수교했다.
외교 관계 수립 이후 고위급 인적 교류도 이어졌다. 외교부 자료를 살펴보면 1980∼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선 대통령 특사가, 수리남에서는 국회의장과 장관 등이 서로 상대국을 찾아 경제·문화 분야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수리남 측 인사의 방한 횟수가 반대의 경우보다 더 많아졌다. 대체로 경제 발전과 국토의 효율적 개발을 위한 조언을 얻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엔 사정이 바뀔 수도 있다.
수리남이 수년 전 해저 유전 발견에 터 잡은 '석유 부국의 꿈'을 키워가고 있어서다.
첫 원유 생산 개시 시점은 2028년께로 예상되는데, 본격적인 유전 개발을 앞두고 올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가수반에 오른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 대통령은 지난 7월 취임식에서 "몇 년 내에 현실화할 석유와 가스 산업 수익은 모든 국민과 나누며 생활 수준 향상에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석유 대박'이 현실화한다면, 이젠 한국이 수리남에 더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는 유가 상승 리스크 대응의 상책이다. 매력적인 석유화학 분야 투자 여건이 마련될 여지도 있다.
머지않은 훗날엔 단순히 '마약왕 전요환'이라는 키워드로 연결 지을 나라가 아니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침 수교 50주년을 맞아 수리남 수도 파라마리보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이 양국 우애를 다지는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멜빈 부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수리남 정부 인사, 상주 외교단, 국제기구 대표, 우리 교민 등이 참석했는데, 특별히 한국전 참전용사 판 홈 씨 가족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수리남에는 현재 52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수리남을 겸임국으로 둔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최근 미국의 고강도 압박을 받는 베네수엘라 상황과 맞물려 난관을 극복하고 이번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정한욱 주베네수엘라 대사대리는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교민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자리가 됐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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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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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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