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에서 3370만 명의 이름·이메일·집 주소 등 계정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성인 4명 중 3명이 피해를 본 셈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SK텔레콤 사태(2324만 명의 정보 유출)보다 더 큰 규모입니다. 지난달 27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업비트에서 총 445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알 수 없는 외부 지갑으로 전송됐다”고 밝혀 충격을 줬습니다.
올해 들어 대규모 해킹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김휘강 교수는
“전 세계 해커들이 대한민국을 타깃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국내 해커 출신 교수 1호인 김 교수는 지난 8월 정부 기관과 주요 통신사가 수년간 해킹당해 왔다는 사실을 국내에 처음 공론화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했던, AI를 이용한 정교한 해킹이 시작되고 있다”며 “이젠 일반인도 AI를 이용해 해커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경고합니다.
Q : 올해 보안 사고가 지난해 대비 2배 늘었다. 사고가 급증한 원인이 무엇인가
우선 대한민국은 외국에서 볼 때 정말 ‘타깃’으로 삼고 싶은 나라다. 기본적으로 휴대폰은 물론 자동차, 방위산업 등 과학기술이 발달해 있다. 그래서 산업 정보를 빼내고 싶은 해커들이 ‘침입하고 싶다’는 욕구가 한국을 향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은 네트워크 인프라가 좋다. 우리는 일찍부터 인터넷 기술을 빠르게 수용해 대부분의 업무와 일상생활에 인터넷이 들어와 있다. 해커가 침투하기 너무 쉽고 쾌적한 환경인 셈이다.
Q : 보안도 취약한 편인가
그렇다. 지금까지 ‘저 정도 규모의 대기업이라면 보안 기술을 충분히 갖췄겠지’ ‘통신사라면 보안을 알아서 잘 챙겼겠지’라고 생각해 왔지만, 오히려 그런 생각이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왜냐하면 지금은 클라우드의 시대다. 하루에도 수백 대씩 새로운 신규 서버가 클라우드에 생성됐다가 폐기된다. 그렇다 보니 우리 회사가 지금 서버를 어디에 몇 대 가졌는지도 모른 채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네트워크 접속 장비도 마찬가지다. 몇 대가 인가를 받았는지, 어디에서 우리 통신을 중개하고 있는지 다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렇게 방치된 자산들이 있다 보니 해커가 먹잇감으로 삼을 만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최근의 공격 사태는 이 상황들이 겹쳐서 만들어낸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