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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기소에 나경원∙이준석 얽혀…野, 서울시장 예측불허

중앙일보

2025.12.01 12:00 2025.12.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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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6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 뉴스1
내년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야권 내 신경전이 치열하다. 내부 수 싸움에 돌입한 국민의힘과 독자 출마 카드를 빼든 개혁신당까지 얽히면서 방정식은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내부 물밑 싸움이 본격화한 건 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위원장 나경원)이 지방선거 경선 시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 반영을 추진하면서다. 기획단은 “당세 확장을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심(黨心) 반영을 늘리는 건 역주행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정적이다. 오 시장 측은 1일 “당심 반영을 늘려도 오 시장이 불리할 건 없지만, 민심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 시점에 역행하는 모양새라 염려스럽다”고 했다. 오 시장도 “확장 지향의 길을 갈 때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축소 지향의 길을 간다”(11월 27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재선 권영진 의원도 1일 라디오에서 “선거에 지려고 작정한 것 같다. 당원만의 좁은 지지를 가지고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당심 비중 확대가 선거 승리 방정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장 도전설이 제기된 나경원 의원은 1일 중앙일보에 “당원투표 비중 확대로 당원의 정치 효능감을 높여야 뿌리 조직이 활성화되고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선거 도전에 대해선 “대여 투쟁을 하기에도 바빠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가 룰을 정한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내가 혹시 선거에 나가면 내 경선은 당원 투표 50%를 반영해도 좋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당원투표 비중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장 대표는 앞서 “당성(黨性, 당을 위한 충실한 마음과 행동)을 강조해왔고, 당원 권리 확대를 약속했는데 (기획단이) 그런 차원에서 제안한 것 같다”(지난달 25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열성 당원을 결집해 ‘싸우는 야당’을 도모하는 장 대표의 기조가 결국 서울시장 시장 선거 경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시장 선거가 해볼 만한 싸움이란 기류가 뚜렷하다. 확실한 원톱이 없는 민주당의 후보 난립과 서울 민심에 기름을 부은 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도 자신감을 더했다. 하지만 최근 야권의 수 싸움이 복잡해지면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4선 오 시장의 재등판에 여전히 힘이 실려 있지만, 당원투표 비중이 실제로 높아지면 예측불허라는 견해도 적잖다. 재선 의원은 “당원투표 70% 룰 적용 시 강성 지지층에 득점하고 있는 나 의원이 선전할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일 서울시장 선거를 6개월 앞두고 오 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도 변수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아보고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인데, 오 시장은 곧바로 “민주당 하명 특검의 오세훈 죽이기”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거부하고, 독자 출마론을 꺼내 들면서 야권의 기류는 더 복잡해졌다. 이 대표는 1일 통화서 “김정철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함익병 원장도 출마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거리 두기에 국민의힘에선 “개혁신당과 갈라서면 지방선거는 끝”(초선 의원)이란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10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2025 국민미래포럼 '선도국가로의 퀀텀점프 : 과학기술이 여는 새로운 성장’에 참석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뉴스1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8.34%를 득표했었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개혁신당은 반드시 서울시장에 당선되지 않아도 시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선전하는 것만으로도 지방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민심과 엇갈리는 국민의힘과 함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손국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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