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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연간 위성 100기 만드는 한화, 우주 사업 본격 시동

중앙일보

2025.12.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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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제조시설인 ‘제주우주센터’를 완공했다. 조립부터 시험까지 가능한 첨단 생산기지를 통해 위성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고,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손재일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및 제주도민, 정부 연구기관, 군, 협력업체 등 주요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총 1000억 원이 투입된 센터는 부지 3만㎡, 연면적 1만1400㎡ 규모로 축구장 4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지어졌다. 위성 조립, 기능 시험, 환경 시험, 클린룸 및 통제시설 등이 통합된 첨단 복합 공간이다. 월 최대 8기, 연간 약 100기의 소형 위성 생산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위성제조 인프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한화시스템이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한 제주우주센터의 모습. 사진 한화시스템

센터 내에는 열진공 시험, 근거리 전자파 측정 등 위성의 성능을 실제 우주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정밀 시험 장비가 설치돼 있다. 통상 국내 위성 제작은 분산된 시험 인프라와 복잡한 이송 절차로 인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됐지만, 이번 센터는 조립부터 시험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주력 생산 모델은 지구관측용 합성개구레이다(SAR)위성이다. SAR은 날씨나 낮·밤에 관계없이 지표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는 기술로, 기후 변화 분석, 재난 감시, 해양 관리, 국방 및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2023년 1m 해상도의 SAR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현재 0.5m급, 0.25m급의 고정밀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우주센터의 지리적 요인 역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는 국내에서 적도에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발사 속도 확보에 유리하다. 동시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안전하고 다양한 발사각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제주 해상에서 SAR 위성 발사에 성공한 바 있으며, 향후 이 센터에서 제조된 위성을 곧바로 인근 해상에서 발사할 수 있는 원스톱 공급망 체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우주경제의 성장 가능성 역시 이번 투자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세계경제포럼(WEF)과 맥킨지앤드컴퍼니가 지난해 4월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산업은 위성 통신, 데이터 서비스 등 기반 산업 확장에 힘입어 2035년까지 1조8000억 달러(약 2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소형 위성 제조와 운영, 데이터 분석 및 서비스 시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국내 최초로 민간 기업이 전액 자본을 투입해 건립한 종합 위성 제조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초정밀 기술과 고난도 공정을 집약해 한국형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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