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TriFold)’를 2일 공개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한 번 접는 폴더블 폰을 선보인 후 6년 만에 새로운 폼팩터(기기 모양)를 제안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먼저 트라이폴드 폰을 내놓은 화웨이와 첫 폴더블 폰을 준비 중인 애플 등 폴드폰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트라이폴드 신제품을 선보였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장(부사장), 강민석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부사장), 김성은 MX사업부 스마트폰 개발2팀장(부사장)이 참석해 신제품을 소개했다. 임 총괄장은 “삼성전자의 장인 정신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트라이폴드를 처음 만지는 고객은 제가 느꼈던 '와!'하는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은 펼치면 253㎜(10인치) 대화면이, 접으면 폴더블 폰인 폴드7과 동일한 164.8㎜(6.5인치) 바(bar) 타입의 화면이 구현된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새롭게 내놓은 접는 방식이다. 화웨이가 앞뒤로 접는 Z자형 인·아웃 폴딩을 혼합했다면 삼성전자는 화면 양쪽을 모두 안으로 접는 G자형 ‘인폴드’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Z자로 접을 경우 메인 디스플레이 일부가 바깥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 제품은 모두 안으로 접어 떨어뜨렸을 때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접었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는 모두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이고, 뒷면 중앙에 외부 디스플레이가 추가로 하나 더 있어 접은 상태에선 이 화면을 일반 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힌지는 트라이폴드 구조 전용 '아머 플렉스힌지'로 설계됐고, 양측 힌지를 듀얼 레일 구조로 배치해 안정성을 높였다. 김 부사장은 “힌지와 하우징 구조 설계에 있어 역대 어떤 폴더블 폰보다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슬림화도 강조했다.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은 3.9㎜로 역대 갤럭시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다. 지난 7월 나온 폴드7은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두께가 4.2㎜였다. 강민석 팀장은 “태블릿은 주머니에 넣을 수 없지만 트라이폴드는 어디든 가져갈 수 있는 대화면”이라며 “태블릿과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 다 접었을 때 두께는 12.9㎜, 무게는 309g으로 폴드7을 접었을 때(8.79㎜, 215g)보다 좀더 두껍고 무겁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폴드7과 같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제품이 들어갔다. 배터리 용량은 역대 폴더블 시리즈 중 가장 큰 5600mAh를 탑재해 동영상 재생 시 최대 17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후면에는 최대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압도적인 화면 크기다. 3개의 스마트폰을 나란히 놓은 것과 같은 대화면이 구현되고, 3개의 화면에 각각의 앱을 실행하는 멀티 윈도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태블릿 버전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삼성 덱스(외부 디스플레이·마우스·키보드와 연결)’ 기능도 스마트폰 최초로 지원한다.
이번 신제품은 16GB 메모리·512GB 스토리지에 ‘크래프티드 블랙’ 색상 단일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359만400원이다. 오는 12일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대만·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제품은 중국 화웨이가 지난 9월 내놓은 2세대 트라이폴드 신제품 ‘메이트 XTs’와 경쟁할 전망이다. 화웨이 XTs는 3.6~4.75㎜의 세 화면으로 구성됐으며 펼치면 10.2인치 디스플레이로 확장된다. 가격은 ▶16GB메모리+256GB스토리지 1만7999위안(약 374만원) ▶16GB+512GB 1만9999위안(약 415만원) ▶16GB+1TB 2만1999위안(약 457만원)에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