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이번 겨울에도 3대 하천을 준설(浚渫)한다. 대전시는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대전 3대 하천을 대대적으로 준설, 여름철 물난리를 예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2월부터 5~6월까지 대전을 관통하는 갑천·유등천·대전천 등 3대 하천을 준설한다. 준설 구간은 총 11㎞구간이며, 예산은 60억원 정도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겨울에 하천을 준설한 덕분에 지난 7월 집중호우가 내렸음에도 물난리를 겪지 않았다”라며 “이번 준설은 그동안 준설을 하지 못한 일부 구간과 지난여름에 토사 등이 쌓인 곳 등에서 집중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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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시장 "겨울 준설은 1석3조 효과"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대 하천에서 대대적인 준설과 재해 예방 공사를 했다. 이런 준설로 3대 하천에서 총 68만t의 모래와 자갈 등을 퍼냈다. 사업비는 총 179억원이었다. 준설 이후 3대 하천 17.9㎞ 구간 하상(河床)이 최저 50㎝에서 최고 1.5m까지 낮아졌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가을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겨울에 준설해야 다가오는 여름철 폭우에 대비할 수 있다"라며 "겨울에 준설하면 하천물이 비교적 적어 작업이 쉽고, 준설토에서 냄새가 발생하지 않으며 건설 경기를 부양하는 등 1석 3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재 대전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대전시가 지난겨울 3대 하천을 대대적으로 준설한 효과를 여름에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하천 준설사업 이전에는 토사 퇴적으로 하상이 높아지는 바람에 물난리가 잦았다. 또 수시로 홍수 관련 예보가 내려졌다. 2020년 7월 대규모 침수 사태로 서구 정림동 일대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지난해 7월 10일에도 하루 최고 122㎜의 폭우로 서구 용촌동 제방이 무너져 마을이 침수되고 유등천 다리가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집중호우시에는 두 곳 모두 폭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대전시에 물난리가 없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도 준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지난 9월 “충남은 아산·당진·예산 세 지역에 걸쳐있는 곡교천·삽교천·무한천 등이 조수간만의 영향으로 극한 호우 시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극한 호우 등 특수한 경우가 발생하면 하천관리청은 다음 해에 반드시 하천 준설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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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청도 갑천 등 준설 추진
대전시와 별도로 금강유역환경청도 갑천 준설을 추진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달 19일 공개한 ‘갑천권역 하천기본계획안’에 따르면 홍수 대비를 위해 2026년까지 갑천 8.6㎞ 구간에서 157만5139㎥ 퇴적토를 준설한다. 금강유역환경청 측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갑천이 넘치면서 인근 아파트 침수 피해가 있었다”며 “경관 부분 때문에 제방을 많이 높일 수 없어, 준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경단체는 “준설 예정 구간에 국가습지 보호 구간이 있다” 반발하고 있다. 준설 구간에는 서구 월평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사이의 갑천 국가습지보호지역 약 2.9㎞ 구간이 포함됐다. 금강청은 국가습지 보호 구간에서도 57만5400㎥를 준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