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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포·경 '해오름동맹' 시동…손 쥔 예산만 2천억, 43개 동맹 '무엇'

중앙일보

2025.12.0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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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북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에서 울산시와 경북 포항시·경주시 관계자가 상설협력기구인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 출범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광역시·경북 포항시·경북 경주시(울포경)가 '해오름동맹'을 앞세워 초광역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 출범 이후 상징적 연대 수준에 머물렀던 동맹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국비 공모 선정 등 구체적 성과를 잇달아 확보하며 실제 사업 추진 국면에 진입했다.
해오름동맹 43개 동맹사업 리스트. 자료 울산시

2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에서 총 43개 협력 프로젝트가 공개되며 동맹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해양·관광, 교통, 산업·에너지, 재난·생활 인프라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초광역 계획들이다.

해오름동맹의 대표 사업은 세 도시가 공통으로 지닌 '바다' 즉 해양 자원을 축으로 한 '환동해 해양관광권역(해양관광라인)' 구축이다. '해오름'이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공동 관광마케팅을 진행하고,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관광 라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해오름동맹 사업 관련 자료. 자료 울산시

구체적으로 울산은 레저선박 계류시설과 사계절형 실내 체험·교육센터를 조성하고, 포항은 영일만에 복합 마리나항과 리조트 관광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경주에는 문무대왕 해양조각공원과 해양레저지원센터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들 사업은 지난 7월 정부 공모에 선정돼 1조3000억 원 규모의 국비를 선점하며 추진 동력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일본과 동해안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울포경 해안을 잇는 '해오름 동행길'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해오름 동행길 주요 구간인 포항 칠포·구룡포 구간의 바다 둘레길 단절 구간은 지난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연결 공사를 완료했다.
울산 태화강 전경. 중앙포토

울경포 세 도시는 해양뿐 아니라 내륙 수자원 중심의 공동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울산 태화강 일부 구간과 포항·경주에 걸친 형산강을 정비하는 '태화강·형산강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국비 8028억원을 확정받았다. 전체 사업비는 1조원 규모다. 현재 태화강 구간은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했다. 형산강 구간은 공사 발주 방안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교통 분야에서도 동맹 사업은 이어진다. 울산이 첫 도시철도로 확정한 '수소트램'을 울포경 3개 지역을 순환하도록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국도 7호선 확장, 국도 14호선 단절구간 연결, 영일만을 가로지르는 영일만대교 건설도 각각 추진되고 있다.

세 도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광역버스 노선 신설, 환승할인 제도 적용 등 '초광역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도 정부 공모 방식 등을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에너지 분야 협력도 포함하는데, 포항 철강산업, 경주 자동차부품산업, 울산 자동차산업을 하나의 '동해안 철강·모빌리티 벨트'로 묶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이차전지 글로벌 메카 조성, 수소전기차 공동 보급, UAM(도심항공교통) 테크노 비즈니스 벨트 구축 등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도 포함됐다.

울포경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도 다수다. 재난안전 공동연구 발굴단, 미래 재난 대응 협력단 신설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수술실 공동 활용, 물 부족 대응 체계 구축, 전통시장 교류 협력 등 실생활 기반 협력도 43개의 프로젝트에 함께 담겼다. 울포경세도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2013억원의 예산도 확보해뒀다.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해오름동맹 벤처창업기업 혁신포럼. 사진 울산시

해오름 동맹의 '해오름'이라는 이름은 울산·포항·경주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지역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2016년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처음 결성됐지만, 초기에는 선언적 의미가 강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 사무실이 문을 열며 조직 기반이 갖춰졌고, 국비 사업 확보가 이어지면서 동맹은 실질적 연대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해오름동맹을 통해 세 도시가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함께 만들며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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