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중국 배드민턴계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의 미친 활약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중국 '소후'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안세영이 '린단-리총웨이'를 제치고 배드민턴 불멸의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호주 오픈 우승으로 시즌 10관왕을 달성한 한국의 유명 선수 안세영의 압도적인 승률이 눈에 띈다"라고 보도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호주 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했다.
깔끔한 승리였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와르다니와 동점에 동점을 만드는 접전을 펼쳤다. 10-8로 앞서 나가다가 4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뒤처지기도 했지만, 금방 중심을 되찾았다. 그는 15-16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앞세워 연달아 6점을 따내며 순식간에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초반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6-9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9-10에서 다시 5점을 잇달아 쓸어담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사진]OSEN DB.
2025년에만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안세영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고,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며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3년 자신이 작성했던 시즌 9관왕 기록을 넘어 여자 단식 기준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안세영은 10관왕을 기념하는 특별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한 뒤 손가락 10개를 접었다가 차례로 폈다. 그리고는 너무 쉽다는 듯 양 손을 펼치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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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대회는 '퍼펙트 우승'이었다. 안세영은 32강부터 결승까지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 완승을 거뒀다. 결승 전까지는 일본의 스이즈 마나미를 게임스코어 2-0(21-10 21-8)으로 꺾으면서 한 게임에서 10점을 내준 게 최다 실점이었다. 그나마 와르다니는 도합 30점을 따내면서 결승 상대답게 분전한 편이다.
소후는 "안세영의 이번 우승은 전 경기 무실 세트의 완벽한 플레이로 이뤄졌다. 결승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8세트 동안 단 한 세트도 10점 넘게 내주지 않는 독보적인 면보를 보였다"라며 "올 시즌 안세영은 슈퍼 1000 대회 3개, 슈퍼 750 대회 5개, 슈퍼 500경기 1개, 슈퍼 300 경기 1개를 포함한 각급 대회를 휩쓸었다"라고 짚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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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위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이번 시즌 72전 68승 4패로 94.4%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여자 단식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 신기록.
소후는 "하지만 안세영의 진정한 '신의 힘'은 승률에서 나온다. 그는 배드민턴 역사상 전설적인 모든 선수를 제치고 남자 단식 전설들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 승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한 여자 단식 선수가 남자 단식 전설을 넘어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시즌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배드민턴계의 메시와 호날두로 불리는 린단과 리총웨이는 각각 2011년과 2010년에 92.75%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의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이었다. 2019년에 11회 우승 기록을 세운 모모타 겐토조차도 승률이 91.78%였다. 여자 단식에서는 리쉐루이가 2012년에 56승 5패, 승률 91.8%를 기록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2025년 안세영에게 남은 대회는 단 하나. 왕중왕전격인 HSBC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이다. 올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8명(팀)이 격돌하는 대회다. 만약 안세영이 여기에서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건다면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따라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