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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절연∙당명까지 바꿔 혁신"…국힘 초재선, 계엄사과문 낸다

중앙일보

2025.12.01 23:27 2025.12.0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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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오는 3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당의 혁신을 약속하는 사과문을 발표한다.

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재선 의원 중심의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은 3일 발표할 사과문 초안을 최종 확정했다. 사과문에는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혁신 방안으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과 비상계엄령 선포 사과 ▶윤 전 대통령 등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의 정치적 절연 ▶당명 변경을 포함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이 담겼다.

이들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용기 있는 단절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께 다시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과문을 맺었다. 이날 오후부터 사과문을 의원들에게 전달하고 동참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과문에 동참하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메시지가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사과문을 준비한 까닭은 장동혁 대표가 3일 비상계엄 사과 등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호남을 제외한 전국 각지를 돌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사과보다는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규탄 등 대여 투쟁에 골몰했다. 지난달 28일 대구 장외집회에선 “계엄 사태에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모두가 우리 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인천 장외집회에선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의원들이라도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사과문에 관여한 초선 의원은 “지금까지 언행을 보면 사과를 안 하겠다는 빌드업 아니냐”며 “특히 대구 집회 발언에 실망한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3일을 시작으로 비상계엄 사태와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야 당이 반등할 수 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가 사과를 하더라도 사과문을 별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건은 참여 규모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원내교섭단체 수준인 20여명을, 박정하 의원은 1일 라디오에서 30명을 언급했다. 사과문 발표를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몇 명이 참여한다는 식으로 공표를 해서 지도부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동참할 의원 수가 적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수민.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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