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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무역협회·회장 불신?…무역의날 불참 '역대 5번째'

중앙일보

2025.12.01 23:38 2025.12.0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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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에서 이해찬 수석부의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하는 다짐, 함께 부르는 평화' 대합창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방용승 사무처장, 이재명 대통령, 이해찬 수석부의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연합뉴스
오는 4일 열리는 무역의 날 기념식에 이재명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7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무역의 날 기념식의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무역의 날은 5일이지만 올해 기념식은 하루 전인 4일 오전에 열린다.

대통령이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무역의 날은 1964년 수출 1억달러 달성을 기념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인데, 지금까지 대통령이 불참한 사례는 4번이다. 1964년 1회 기념식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독 국빈방문 준비를 위해 불참했다. 1989년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동·서유럽 순방을 떠나 참석하지 못했다. 2016년엔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엔 12·3 계엄 사태 때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참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대통령이 무역의 날 행사에 꼭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순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일정은 잡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8회 코리아 그랜드 소싱페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개회사하는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모습. 사진 한국무역협회
그러나 여권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무역의 날 기념식을 주최하는 한국무역협회를 향한 대통령실 내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이 대통령 불참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경제인들의 만남에서 경제단체가 너무 많다는 취지의 얘기도 있었다”며 “그러면서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무역협회의 역할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도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무역협회 회장은 연봉이 6억원이 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낙하산 인사가 취임하는 데 대한 문제 의식이 대통령실 내부에 있다”며 “무역협회 거버넌스 개혁을 비롯해 경제단체 운영 효율화 등의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무역협회장은 상여 등을 포함한 연봉 약 6억원과 관용차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2012~2015년 3년 동안 급여와 상여금으로 19억5320만원, 퇴직금으로 4억327만원을 받은 것으로 총리 인사청문회 때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윤진식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경제 고문 출신이다. 임기는 2027년까지다. 무역협회장이 임기를 지키지 못한 경우는 1999년 사임한 구평회 전 회장(LS그룹 명예회장)과 2017년 사임한 김인호 전 회장밖에 없다. 김 전 회장은 사임하며 “(문재인) 정부가 사임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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