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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내란은 나치전범처럼 형사처벌…적당히 덮는 건 통합 아냐”

중앙일보

2025.12.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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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통합에 앞서 청산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힌 뒤 “내란 사태는 최소한 국가 권력을 이용해서 국가 체제를 전복하려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이걸 적당히 덮어놓는 게 통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군심리전단이 전쟁 유도 목적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부대 내에서 숨기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그런 게 발각되면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사건 조작을 해서 멀쩡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든지, 또는 군사 쿠데타를 해서 나라를 뒤집어 놓든지, 국민이 맡긴 국가 권력으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 해야 한다”며 “영원히 살아 있는 한 형사 처벌하고, 상속재산이 있는 범위 내에서는 상속인들까지도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종교 재단 자체가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종교 재단 해산 명령을 했다고 한다”며 “해산 명령까지 가능하도록 법제처가 검토해 보라”고 했다. 특정 종교를 지목하진 않았으나,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이 불거져 재판으로 넘겨진 통일교 사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회 국무회의에서 참가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가짜 뉴스에 대한 전 정부 차원의 대응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가짜뉴스, 허위 정보 이런 거로 편을 지어 공격하고 조직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며 “극소수가 다수인 척 가장을 해 조작하는 건 민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새는 대통령 이름으로 사기를 치고, 또 ‘중국이 어쩌고, 부정선거가 어쩌고’ 떠드는 사람도 있다”며 “중국하고 부정선거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12·3 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 중인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엔“자발적으로 신고하는 경우는 책임을 감면하는 걸 방침으로 정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스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 경우도 많을 것”며 “신고하고 자수하고 그러면 웬만하면 덮고 가게 하라”고 지시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의장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1주년인 3일엔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도 연다. 점심엔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오찬을 함께하고, 오후 7시엔 ‘윤석열 퇴진’ 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공동 주최하는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 연설에서 “우리에게 놓인 시대적 과제는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 공존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추구하겠다”고 말했으나,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공개한 ‘엔드(E·N·D) 이니셔티브’에서 포함했던 ‘비핵화’(Denuclearization)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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