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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갈등, 센카쿠까지 확전…中 “日어선 몰아냈다” 日 “中해경이 영해 침입”

중앙일보

2025.12.0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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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인근 수역에서 이동하는 중국 해경국 선박. 교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얼어붙은 중·일 관계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로 확전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 어선을 자국 영해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한 반면, 일본은 중국 해경선이 오히려 일본 영해에 침입했다고 맞섰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더쥔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일본 어선 ‘즈이호마루(瑞寶丸)’가 중국 댜오위다오 영해에 불법 진입했다”며 “중국 해경 함정이 법에 따라 통제 조치를 취하고 경고해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는 중국 고유 영토”라며 “일본은 모든 권리 침해·도발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경은 해당 해역에서의 법 집행 활동을 지속해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연일 강화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댜오위다오 주권은 역사적 맥락과 법적 근거가 명확하다”며 일본 측의 영유권 자료 제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본 교도통신·NHK 등은 이날 오전 중국 해경선 2척이 센카쿠 주변 ‘일본 영해’에 진입했다가 약 3시간 뒤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일본 제11관구 해상보안본부는 해당 중국 선박이 모두 기관포를 탑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측에 따르면 중국 해경선은 센카쿠 해역에서 조업 중인 일본 어선에 접근하려 했고,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영해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하자 접속수역(영해 외곽)으로 이동했다. 중국 해경선이 센카쿠 인근에서 항해한 것은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확인된 중국 해경선의 센카쿠 해역 진입은 29일째다.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위치.

긴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일본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 시 자위대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급속히 고조됐다.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한중일 정상회의 무기한 연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문화교류 차단 등 보복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은 해상·공중 군사활동도 늘리고 있다. 중국해사국에 따르면 랴오닝·친황다오 해역에서 2~8일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 임무를 수행한다고 공지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의 행동을 “전후 금기였던 군사 확장”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도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29일 필리핀군과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고, 일본 정부는 필리핀에 ‘03식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수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의 미사일 수출 검토는 중국 당국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이는 지역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며 군국주의 부활의 위험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양국은 국제사회에서도 맞붙고 있다. 중국 푸충 주유엔 대사는 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이 근거 없이 중국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야마자키 가즈유키 주유엔 대사는 “중국이 힘을 통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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