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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빼고 다 먹튀" 사우디 왕자의 한숨, "돈값 하는 선수가 없다"

OSEN

2025.12.0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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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사우디에서 제 몸값을 증명한 외국인은 호날두 하나뿐이다”. 

영국 ‘비인 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전 사우디 스포츠부 장관 압둘라 빈 무사드 왕자가 폭탄급 발언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최근 수년간 사우디 프로리그는 유럽 정상급 스타들을 쓸어 담으며 리그 판도를 강제로 ‘빅리그급’으로 끌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그 천문학적 투자의 실체에 대해, 왕자는 한 치의 미화도 없이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그는 “호날두는 그의 연봉을 정당화한 유일한 선수다. 나머지는 그만한 가치를 못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호날두에 대한 극찬을 넘어, 사우디가 거액을 쏟아부었던 수많은 국제 스타들을 향한 공개적 ‘실망 선언’이었다.

왕자는 “호날두가 사우디 리그와 국가 전체에 가져온 글로벌 영향력만으로도 자신의 연봉은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외의 많은 빅네임 선수들은 자신이 받는 금액만큼의 영향력이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실제 상황도 왕자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호날두는 단순히 ‘골 넣는 공격수’가 아니다. 사우디 리그의 국제적 브랜드 상승, 스폰서 시장 확대, 중계권 판매 급증, 관중 수 폭발적 증가까지 사우디 리그의 상승세 중심에는 호날두가 있었다.

2023년 알 나스르 합류 이후 사우디 리그는 이전과는 다른 리그가 됐다. SNS 팔로워, 티켓 판매, 해외 중계권 확장까지 그가 ‘움직이는 마케팅 플랫폼’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날두는 언론 기회만 생기면 사우디 리그를 치켜세우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그는 “사우디 리그는 프랑스 리그1보다 낫다"라거나 “MLS보다 수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객관적 근거를 찾기 힘든 발언임에도 이 말들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호날두가 말하면 해외 언론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우디 리그가 산 돈의 절반은 회수한 셈이라는 게 관계자들 사이의 평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클리셰를, 호날두는 여전히 몸으로 증명 중이다. 올 시즌 12경기 11골. 경기당 1골 가까운 효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알 나스르에서 바이시클킥 골을 터뜨리며 전 세계를 다시 한번 뒤집어놨다. 여전히 관심과 화제성, 광고 가치, 경기력까지 모든 면에서 ‘스타급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왕자의 말이 더욱 현실감을 가진다. 40세에도 이 정도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선수라면, 그 몸값은 납득할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제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느껴진다. 남은 커리어는 1~2년일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은퇴 시점이 점점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사우디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다. 호날두가 사우디에 있는 동안, 리그는 그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걸 끌어내야 한다. 왕자의 발언은 단순한 호날두 찬양이 아니다. 사우디가 처한 ‘리그 브랜드 전략’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문장이다.

“호날두는 성공했다. 나머지는 아직 아니다라는 왕자의 직설적 문장은 지금 사우디가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잔혹하게 보여준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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