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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모기도 잡은 역대급 폭염…청주 도심 모기 발생 46% 감소

중앙일보

2025.12.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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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아시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폭염·국지성 호우에 번식 활동 영향

올해 역대급 폭염으로 여름철 모기 개체 수가 절반가량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일일 모기감시장비(DMS)를 통해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충북 청주에서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1만6229마리로, 지난해(3만752마리) 보다 45.9% 감소했다. DMS는 암컷 모기를 유인해 채집 개체수를 자동으로 집계하는 장비다. 연구원은 청주시 4개 보건소와 함께 상당구 중앙공원, 서원구 비전공원, 흥덕구 오송호수공원, 청원구 산성어린이공원에 계측 장비를 놓고 일주일 단위로 개체 수를 조사했다.

연구원은 모기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 기후 요인을 지목했다. 청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여름(6월~8월) 충북 지역 폭염 일수는 24.2일로 평년보다 14.5일 많았고, 청주는 관측 이래 가장 많은 44일을 기록했다. 모기는 25~30도에서 활발히 활동하지만, 35도 이상 고온 환경에서는 번식 활동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례적인 폭염 등 기상 요인이 산란과 성충 활동을 저해해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구 남구 주택가 영선공원에서 남구보건소 방역반 관계자들이 말라리아를 비롯해 여름철 각종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 등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본 뇌염 매개종도 78% 감소

단시간에 비가 많이 내리는 국지성 호우도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폭우는 물웅덩이에 있던 모기 알과 유충을 쓸어내어 산란지 자체를 파괴할 수 있어 개체 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023년과 2024년에는 6~7월에 개체 수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증가 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모기 개체의 종별 분류에서는 ‘빨간집모기’가 전체의 86.2%를 차지해 최대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이 모기는 실내 구석이나 하수구, 정화조, 지하실 등 도심에서도 쉽게 서식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연구원은 ”주변에 농경지가 있는 오송호수공원을 제외한 3개 조사 지점서 빨간집모기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며 “오송 호수공원 쪽은 금빛숲모기(61.6%)가 가장 많았다. 저수지와 물웅덩이가 있어서 금빛숲모기가 서식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일본뇌염 매개종인 ‘작은빨간집모기’ 채집량은 지난해 1647마리에서 올해 355마리로 줄어 도심 내 일본뇌염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방한 연구원 미생물과장은 “올해 사업은 기후 변화가 도심 모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에도 지역별·종별 특성에 맞춘 방제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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