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불영어' 탓 정시로 갈아타""목표대학 바꿔야"…수험생·학부모 '분통'

중앙일보

2025.12.06 23:18 2025.12.07 00:0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종로학원이 주최한 2026학년도 정시 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학원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펼쳐보고 있다. 이보람 기자
" 영어 1등급이 목표였는데, 예상보다 한 등급 떨어져서 목표했던 대학을 바꿔야 할지 알아보려고 왔어요. "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열린 모 입시업체의 대입 정시 설명회에 참석한 재수생 조모(19)씨의 이야기다. 그는 “문제 풀 때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난이도도 작년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지난 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 후 처음 열린 이날 입시 설명회에는 조씨와 같이 정시 지원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시작 30분여 전부터 이어진 줄은 설명회가 진행되는 건물 밖 100m 넘게 이어졌다. 800여석 규모 설명회장이 가득 차자, 좌석를 확보하지 못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계단에 앉아 학원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펴들었다. 건물 로비나 입구 밖 계단에 앉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보거나 자료만 받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26 정시 합격 가능선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부모 및 수험생이 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예상 못했던 '불수능'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불영어', '용암영어'로 불린 영어 영역의 난이도 조정 실패를 성토했다. 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 한모(47)씨는 “외고에 다니는 딸아이도 영어 2등급을 받았다”며 “수시 지원 대학 중 1곳에서만 예비합격 통보를 받아 정시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걱정했다. 재수생 학부모 이모(51)씨도 “N수까지 고민하고 있는데 내년엔 또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채점 결과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논란이 되자 교육부는 지난 5일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원도 같은 날 “영어 영역 난이도와 관련, 절대평가 체제에서 요구되는 적정 난이도와 학습부담 완화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한편 이날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대입 수시 탈락 규모 분석 결과, 인문계열의 지원·탈락 규모가 모두 늘고 사회탐구 영역 고득점 인원도 늘면서 정시에서 인문계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10개 대학 수시에서 인문계열은 9305명 모집에 20만3543명이 지원, 19만4238명이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락자는 전년보다 1만5281명(8.5%) 늘어난 규모다.

반면 자연계열은 모집인원 8591명에 20만4654명이 지원하면서 전년보다 6924명(3.4%) 줄어든 19만6063명이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 학생들은 지원하려는 각 대학의 탐구과목 변환 표준점수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