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변동불거(變動不居)’가 선정됐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의미로,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인만큼 안정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8일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766명을 설문한 결과 변동불거가 올해의 사자성어 1위(260표·33.9%)에 선정됐다고 밝혔다.『주역(계사전)』에 등장하는 말로, ‘세상의 변화하는 양상과 우주·인간의 근본 질서가 머물러 있지 않고 두루 흐른다(變動不居 周流六虛)’라는 대목의 일부다.
변동불거를 추천한 양일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와 올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 비상계엄을 둘러싼 법정 공방 등을 언급하면서 “권좌를 차지하더라도 권력의 세계는 끝이 있다. 정치만 무상한 것이 아니라 세상만사가 다 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격변하는 시대에는 우왕좌왕하기 십상”이라며 “원칙이 없으면 이해타산에 따라 부화뇌동하기 쉽다. 유난히 급변하는 한국에선 변화하는 현실에 추종할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원리의 탐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2위는 202표(26.4%)를 얻은 ‘천명미상(天命靡常)’이 선정됐다.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하늘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과 단체를 도와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교수신문은 “세상과 민심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으면 천명도 옮겨간다는 뜻으로 위정자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경계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라고 밝혔다.
3위는 ‘오리 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닌다’는 뜻의 ‘추지약무(趨之若鶩)’가 선정됐다. 양일모 교수는 “정치적 진영이 극단적으로 분열되고 여론이 하루 만에 급변하는 쏠림의 시대”라며 “경제적 측면으로도 부동산·주식·코인 등 단기간 이익을 좇아 군중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투기가 반복됐다. 정치·경제·학문 모든 영역에서 쏠림과 불균형이 심화한 시대적 가벼움을 상징하는 속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