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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트럼프' 바비시 4년만에 총리 복귀…"국익 최우선"(종합)

연합뉴스

2025.12.0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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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합에 회의적…'V4' 우파 포퓰리즘 동맹 완성
'프라하의 트럼프' 바비시 4년만에 총리 복귀…"국익 최우선"(종합)
유럽통합에 회의적…'V4' 우파 포퓰리즘 동맹 완성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체코 억만장자 정치인 안드레이 바비시(71)가 4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했다
외신에 따르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바비시가 이끄는 긍정당(ANO)이 연정 구성에 성공함에 따라 9일 오전(현지시간) 바비시를 총리로 임명했다.
바비시 총리는 취임사에서 "국내와 세계 모든 곳에서 체코인의 이익을 위해 싸울 것"이며 체코가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AP는 전했다.
긍정당은 지난 10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뒤 자유직접민주주의당(SPD), 운전자당 등 우파 포퓰리즘 또는 극우 성향 정당들과 연립정부 협약을 맺고 내각 구성까지 마쳤다.
ANO가 이끄는 연립정부는 당시 총선에서 체코 의회의 총 200석 중 108석을 차지, 친서방 성향의 페트르 피알라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연합을 야당으로 밀어냈다.
바비시는 파벨 대통령이 자기 소유 기업 아그로페르트를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자 독립적인 관리인에게 회사를 신탁하기로 하고 총리 자리에 다시 올랐다.

바비시가 1993년 설립한 아그로페르트는 체코와 슬로바키아·헝가리 등지에 농산물·식품·바이오연료 등 여러 분야 250여개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바비시의 재산은 약 43억달러(6조3천억원)로 체코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그러나 체코·유럽연합(EU) 산업정책의 영향으로 2017∼2021년 바비시가 처음 총리로 일할 때도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아그로페르트는 지난해만 약 17억코루나(1천200억원)의 각종 보조금을 받았다.
바비시는 2011년 정치 엘리트 부패 척결을 내걸고 긍정당을 창당했다. ANO는 체코어로 '불만족한 시민 행동'의 약자이자 '예'(yes)라는 뜻도 있다. 연정을 구성한 세 정당은 유럽의 다른 우파 포퓰리즘 세력과 마찬가지로 주류 정치권의 유럽통합 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회의적이다.
바비시는 현 중도우파 정부가 서방 국가들을 끌어모아 주도한 우크라이나 탄약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유로화 대신 자체 통화 코루나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 SPD가 요구한 EU 탈퇴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바비시의 취임으로 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폴란드의 협력체 비셰그라드그룹(V4)에 사실상 우파 포퓰리즘 동맹이 꾸려졌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바비시를 가리켜 "포퓰리스트 재벌이 EU의 잠재적 골칫거리로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 등 EU 핵심 정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총리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 갖는 폴란드에서는 지난 8월 취임한 민족주의 역사학자 출신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 등을 무기 삼아 폴란드 우선주의를 밀어붙이고 있다.
바비시 총리는 오는 18∼19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 무대에 복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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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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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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