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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데드라인 임박, 헤즈볼라 무장해제 아직…레바논 긴장

연합뉴스

2025.12.0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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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 빈도↑…헤즈볼라는 레바논 정부에 내전 '겁박' 트럼프, 29일 네타냐후와 백악관 회담…중동 정세 논의될 듯
'연말' 데드라인 임박, 헤즈볼라 무장해제 아직…레바논 긴장
이스라엘 공습 빈도↑…헤즈볼라는 레바논 정부에 내전 '겁박'
트럼프, 29일 네타냐후와 백악관 회담…중동 정세 논의될 듯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미국이 제시한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서도 무기를 내려놓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헤즈볼라가 시한을 넘길 경우 이스라엘이 이를 빌미로 레바논에서 강도높은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2월 31일까지 헤즈볼라의 완전한 무장해제'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당시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도 "올해 말까지 무기 사용을 정부군으로 한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는 작년 11월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하면서 약속한 사항이 빨리 이행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의 리타니강 북쪽으로 병력을 모두 물린 뒤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군도 이 일대에서 전부 철수한다는 것이 당시 합의의 골자다.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시한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9일(현지시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레바논 정부의 노력이 헤즈볼라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다.
이스라엘은 이같은 상황을 구실로 레바논 남부에 5개 전초기지를 유지하면서 공습 빈도를 늘려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에도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부대의 훈련시설을 공습했다며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활동을 꾸미던 시설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달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 2인자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를 사살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압박을 느끼면서도 혹여 헤즈볼라를 자극하면 국내 갈등이 격화할까 봐 무장해제를 강요하지 못하는 처지다.
헤즈볼라 사무총장 나임 카셈은 "이 정부는 '내전과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더라도 저항을 종식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명령을 따르고 있다"며 무장을 고수한다.
이는 1990년까지 15년간의 참혹한 내전의 상처로 여전히 허덕이는 레바논에 던진 협박성 발언이다.
미국은 긴장 완화에 나섰다.
지난 3일 미국의 모건 오르테이거스 중동평화담당 특사대리가 참석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관계자들이 레바논 나쿠라에서 경제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29일 백악관을 찾아 정상회담할 예정이기도 하다.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 이행, 레바논·시리아 안보 상황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10월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한 것에 이어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시켜 이스라엘과 화해하게 하고, 이를 통해 이란 고립을 심화시키려는 중동 정책 구상이 자칫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12월 31일을 헤즈볼라의 완전 무장해제 시한으로 제시한 것은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며 레바논,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해 헤즈볼라의 군축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군, 공습 제한 등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헤즈볼라만이 레바논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 레바논의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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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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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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