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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X들 쫓아내자"…佛 대통령 부인 욕설 파문, 무슨 일

중앙일보

2025.12.09 03:27 2025.12.09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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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성범죄 의혹이 제기됐던 코미디언의 공연을 방해한 여성 운동가들을 겨냥해 욕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진보 진영과 여성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며 마크롱 여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RTL·AFP 등에 따르면 전날 파리 폴리 베르제르 극장에서 진행된 코미디언 아리 아비탕(51)의 공연을 앞두고 백스테이지에서 나눈 대화 영상이 SNS에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영상에서 브리지트 여사는 아비탕에게 “괜찮냐, 기분은 어떠냐”고 묻자 아비탕은 “모든 게 무섭다”고 답했다. 그러자 브리지트 여사는 “더러운 X들이 있으면 쫓아내 버리자. 특히 가면을 쓴 깡패들”이라고 말했다.

아비탕은 2021년 20대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이후 불기소 처분됐다. 그럼에도 여성 운동가들은 그의 무대 복귀를 반대하며 공연장 주변 시위를 지속해왔다. 지난 6일에는 아비탕 얼굴 가면을 쓴 여성 운동가 4명이 관객석에서 “성폭행범”을 외치며 소란을 일으켜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다.

브리지트 여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여성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공연장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활동가는 AFP에 “깊이 충격받고 분노하고 있다”며 “그가 사용한 말들은 그의 사고방식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는 피해자와 여성 단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내 ‘미투(MeToo)’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배우 쥐디트고드레슈도 인스타그램에 “나도 더러운 X다. 그리고 나는 모든 이들을 지지한다”고 적으며 여성 운동가들에게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극좌 성향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사라 르그랭 의원은 X(옛 트위터)에 “브리지트 마크롱이 페미니스트들을 모욕했다”며 “불기소 처분이 났다고 해서 피해자의 증언과 의료기관이 인정한 정신·신체적 피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브리지트 여사 측은 진화에 나섰다. 측근은 AFP에 “이번 발언은 예술가의 공연을 중단시키려는 급진적 방식에 대한 비판일 뿐, 여성 단체 자체를 향한 것이 아니다”며 “브리지트 여사는 이런 과격한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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