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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규제 18년 만에 완화…사립대 "재정난 해소 역부족" 왜

중앙일보

2025.12.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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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대다수 사립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미 빈사 상태에 놓인 사립대의 재정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정책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월15일 전국 대학 등록금 인상 공동대응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등교육 재정 확보를 촉구하며 공동대응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뉴스1.
1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사립대학 재정 여건 악화 및 교육 투자 확대 필요성을 고려해 등록금 법정 상한 외의 부수적인 규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언급한 폐지 대상 규제는 '국가장학금 2유형'으로, 오는 2027년 폐지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대 10개 만들기’(5년간 4조원)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따라 정부 투자가 늘어나는 국립대의 등록금 동결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전국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요구해왔고, 2012년부터 등록금 동결 인하 여부와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을 연계했다. 가구 소득에 따라 지급하는 1유형과 달리 2유형은 대학을 통해 학생에 지급하는데, 등록금을 인하·동결하는 대학만 지원 대상이라서 사실상 동결을 강제하는 장치 역할을 했다.

김영옥 기자
하지만 점증하는 재정 압박 속에 이탈하는 학교가 점차 늘었고, 올해엔 전국 193개 대학 중 136개교(70.5%)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사립대의 지난해 1인당 실질 등록금(연 668만원)은 등록금 동결 초기인 2011년(855만2000원)에 비해 21.9% 줄었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규제 합리화’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의 A대 부총장은 “인공지능(AI) 역량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면서도 정작 대학은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먹는 전기료는 물론 건물 보수 비용마저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며 “물가 인상 폭만큼이라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등록금의 법적 상한선이 낮아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지난 7월 개정된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 이상을 넘을 수 없다. 기존 상한선(1.5배)보다 줄어들었다. 내년의 경우 사립대의 올해 1인당 평균 등록금(800만2400원)과 2023~2025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약 2.67%)을 고려하면 3.2%(평균 약 25만원) 수준의 인상이 가능하다.

신재민 기자
서울의 B대 총장은 “등록금을 소폭 인상한다고 해도 정부의 지원·투자가 늘지 않으면 학교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소 사립대를 한층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교육부의 반대에도 등록금을 인상했던 동아대의 이해우 총장은 “가장 시급한 게 실험 기자재 등 학생 교육환경 개선인데 과거 3% 수준으로 등록금을 올렸을 때도 화장실·빔프로젝터 등 기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그쳤다”며 “이 정도로는 연구력 강화를 위한 인센티브, 임금 인상 등을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은 “등록금 인상으로 재정 상황이 다소 나아지는 대학도 있겠지만, 학생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곳과 그렇지 못한 대학의 격차는 커질 수 있다”며 “대학별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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