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 세계증시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수년간 미국 빅테크가 주도해온 국면이 저물고, 국가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각국의 정책과 금리, 주력 산업이 다른 만큼 주가 수익률도 궤적이 다르다.
AI 열풍과는 별개로 미국 경제에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분산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단일국가 ETF(상장지수펀드)는 각국의 독자적 성장 동력에 접근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주춤하는 사이 아시아의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투자 무게중심은 아시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년간 한국·대만·일본 증시는 미국 S&P500 지수와 흐름이 달랐다. 정책과 통화 여건, 산업 구조 차이로 수익률도 독자적으로 형성됐다. 국가 분산 투자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금리 인하로 금융 여건이 개선될 경우 수출 및 기술 기업들이 힘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회복과 맞물려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대만은 미국과의 상관관계가 낮으면서도 AI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2026년까지 25% 이상 늘어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포트폴리오에서 대만의 분산 가치는 커지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하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117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승인했다. 에너지 안보, 방위 현대화, 인프라 확충, 가계 지원이 골자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엔화 안정이 더해지면 저평가된 가치주와 제조업, 내수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인도는 탄탄한 내수와 오름세인 기업 실적, 제조업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 제조 프로그램을 승인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책 집행이 원활하고 물가가 안정된다면 도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은 풍부한 원자재와 비교적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 대비 주가와 배당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정부는 2026년 성장률 2.4%, 물가상승률 3% 수준의 안정적 흐름을 전망한다. 주가 수준도 다른 신흥국보다 저렴해, 글로벌 제조업과 원자재 시장이 회복될 경우 경기 후반에도 주가 상승과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가별 흐름이 갈리고 정책 기조가 분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분산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일본과 인도처럼 구조적 변화와 정책 지원이 뚜렷한 시장에 전략적으로 비중을 늘리는 것이 2026년 성과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