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대통령비서실장 김계원씨의 재심이 24일 시작됐다. 계엄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김성수)는 24일 내란목적 살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 미수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심을 청구한 김 전 실장의 아들 김모씨가 직접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사건 쟁점을 확인하고 양측 계획을 듣는 공판준비기일 형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46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재심이) 이뤄졌다”고 운을 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979년 내란 목적 살인죄로 재판받았고,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이후 피고인이 항소해서 육군 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재판이 진행됐는데, 공소장 변경이 있었음에도 사형 판결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항소심에 해당하는 육군 고등군법회의 판결을 재심 대상 판결로 보겠다고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1970년 10월 발령된 비상계엄 상황에서 한 수사와 기소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주된 쟁점 하나가 비상계엄의 위헌성”이라며 “합동수사본부 구성이나 군 사법경찰관의 조사가 전부 계엄 포고령에 의해 이뤄졌고, 그 포고령이 위헌 무효면 절차가 다 무효”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김 전 실장의 당시 사실관계나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계엄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 공판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재권)에서 진행 중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재심 사건과도 연관돼있다. 김씨 측은 김 전 부장 공판에서 진행된 증인신문조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과거 진술과 차이가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됐을 당시 궁정동 안가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다. 이 사건 수사와 기소는 당시 합수본부장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맡았다. 김 전 실장은 1980년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은 뒤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 복권됐다. 김 전 실장 유족은 김 전 실장 별세 후 1년 뒤인 2017년 12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년 2월 13일 오후 5시로 지정하고 항소이유와 증거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