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 동료조차 경멸했다…갈비뼈 부러져 살해된 남자, 왜
중앙일보
2025.12.25 12:00
2025.12.25 22:38
오전 3시42분.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3평 남짓한 감방 바닥에 쓰러진 한 남자를 발견했다.
202번 수용자가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
함께 방을 쓰던 김씨(37), 박씨(42), 최씨(45)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202번이 죽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작은 방에서 일어난 일인데,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게 가능할까.
" 국과수 부검 결과입니다. "
한 수사관이 탁자에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서류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늑골 3·5·7·9번 골절, 복부 광범위 타박상, 사인은 외상성 쇼크.’
" 결과를 보니, 명백한 타살이네요. "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교도소 내 부서가 하나 있다. 2023년 법무부가 출범시킨 특별사법경찰팀이다. 폐쇄된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형사사건만을 수사하는 독립 부서다. 서류를 내려놓던 수사관도 이 팀 소속이다.
" 아쉽지만 교도소 감방 내부엔 CCTV가 없습니다. 물리적 증거만으론 한계가 있어요. 서로 진술도 다르고요. "
답답함에 인상 쓰던 수사관이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 심리상담 교도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한 방에 같이 있던 세 명을 조사할 때, 함께 조사실에 동석해줄 수 있을까요? 그들의 프로파일 분석이 필요합니다. "
조사실에 들어선 김씨는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저도 피해자예요. 202번은 오히려 저를 괴롭혔어요. "
나는 김씨의 심리검사 결과를 펼쳤다. ‘자기중심적 사고·피해의식·책임 회피 성향이 강함.’
수사관은 질문을 이어갔다.
" 어떻게 괴롭혔습니까? "
" 욕하고, 때리고…. "
그의 손이 떨렸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사망한 202번은 사기범이다. 202번이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스토커 김씨를 괴롭혔다는 것이 쉽사리 믿기지 않았다. 과연 이 말은 진실일까?
그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수사관이 물었다.
" 202번과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 그놈이 자기 사건의 피해자 얘기를 했어요. "
박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 사기 쳐서 한 여자가 자살했대요. 그런데 킥킥대면서 ‘멍청한 년’이라고 하더라고요. "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순간 그가 들릴 듯 말 듯하게 말을 흘렸다.
" 그래서 몇 대 때렸습니다. "
자백일까. 강 수사관과 내가 동시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 몇 대나 때렸습니까? "
" 대충 열 대? 스무 대? 기억 안 나요. 벌써 두 달 전 일이기도 하고요. "
강 수사관이 나를 보았다. 나도 그를 보았다. 두 달 전이라. 국과수 부검 결과는 사건 당일 강한 압력으로 인한 부상이 사인이라고 했다. 그의 진술과 사망의 결정적 원인이 일치하지 않는다. 누가 202번을 죽인 걸까?
" 사건 당일 밤, 최씨는 외부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
수사관이 진료 기록을 보여줬다. 맹장염 수술. 최씨의 알리바이는 완벽했다.
" 어찌 됐든 조직폭력범 박씨는 202번을 때렸어요. 이건 자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박씨를 주요 용의자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사건은 순탄하게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교도소에 도착한 국과수의 추가 검사 결과는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피해자 손톱 밑 혈흔: 김씨(스토커)의 DNA’
수사관의 얼굴이 굳었다. 박씨가 과거 폭행을 자백했지만 증거는 스토커 김씨를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증언과 증거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나는 세 명의 심리검사 결과를 다시 펼쳤다. 분명 뭔가 놓친 게 있다. 사망한 202번의 파일을 다시 펼쳤다.
(계속)
사망한 피해자의 파일엔 추악한 과거가 담겨 있었다.
교도소에서 가장 경멸하는 죄명이었다.
세 명은 모두 202번의 죄명을 알았을까. 그래서 참혹한 짓을 저지른 걸까.
이건 살인이었을까 아니면 교도소 안에서만 통용되는 또 다른 ‘처벌’이었을까.
※사망한 수감자가 저지른 역겨운 죄의 실체,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감방 동료조차 경멸했다…갈비뼈 부러져 살해된 남자,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148
김도영.선희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