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00㎜ 초대형방사포(KN-25) 생산 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 군사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국방 부문 성과를 과시하면서 국방력 강화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8일 중요 군수공업 기업소를 방문해 방사포차 생산실태를 점검했다. 김정은은 “우리 군대의 주력 타격수단으로 될 이 방사포 무기체계는 우리 포병 무력의 구성을 완전히 일신시키게 될 것”이라며 “장거리 포병 현대화 및 증강에 관한 당의 군사 전략적 방침을 관철하는 데 이 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는 600㎜ 초대형방사포(KN-25)가 포착됐다. 사거리가 최대 400㎞에 달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김정은은 “군사작전상 대량적으로 집중 이용하게 되는 이 무기체계는 고정밀성과 가공할 파괴력을 가졌다”며 “타격의 집중성과 불의성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으며 전략적 공격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초강력적인 무기체계”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600㎜ 방사포에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부각한 발언으로 읽힌다. 김정은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군사적 효과성이 가장 큰 작전전술무기체계를 우리의 힘과 기술로 수요대로 꽝꽝 생산하고 있는 것은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우리는 포 무기체계 갱신에서도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며 “‘든든한 생산 능력’을 갖춰 당 9차대회가 제시하게 될 군수생산 목표의 성공적 수행을 철저히 담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600㎜ 방사포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지원했던 만큼 러시아를 비롯한 우방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해외정보국(FISU)에 따르면 북한은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 KN-23, 초대형 방사포 KN-25와 이동식 발사대 다수를 러시아에 공급했다.
또 김정은은 “군수공업 부문 전반이 군 현대화 목표 및 수요에 맞게 더 많은 무기전투기술기재들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된 공업구조 확립과 부단한 생산능력 확장, 혁신적인 기술갱신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식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을 염두에 둔 차원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날 “이날 국방사업현지지도는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실용적으로 증대시키는 데서 중대한 새 이정표”라고 부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정은의 북한군 최고사령관 추대 14주년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한 뒤 같은 달 30일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
김정은은 최근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현장 지도, 신형 고공 장거리 대공미사일 시험 발사 참관, 미사일 및 포탄 생산공장 시찰,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 참관 등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초대형방사포 양산은 제9차 당대회 군수생산 목표 성과에 포함되는 것으로 언급했다”며 “핵추진잠수함, KN-23, 초대형방사포 등 보복능력과 초기 집중포화 능력을 보여주는 무기체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한편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를 분석한 결과 박태성 내각총리가 ‘0002’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0003’을 전용 차량의 번호판으로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부를 총괄하는 내각 총리가 입법부의 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다 앞선 번호의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박 총리는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에 이어 김정은의 오른편에 섰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호명 순서에서도 가장 먼저 불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박 총리가 사실상 ‘2인자’로 위치에 올라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는 김정은이 경제, 대남·대미, 군사 등 각 분야의 권한을 분산해 통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