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매각 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강한 의견을 표명하며 개입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공식화한 지난해 12월 초, 트럼프는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워너브러더스를 더하면 그 점유율이 크게 올라간다”며 독과점 문제를 이유로 정부 개입의 명분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CNN 등 워너의 케이블 사업 부문을 제외하고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어떤 계약이든 CNN이 포함되거나, 최소한 별도로 매각되는 것이 확실시되어야 한다. 지금 CNN을 운영하는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계속 경영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넷플릭스의 인수안에 대해 미국 법무부(DOJ)의 기업결합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나도 그 결정에 관여할 것이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지켜보자”고 말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파라마운트가 인수전에 가세해, CNN을 포함한 케이블 사업 부문까지 모두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였다.
이어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이자 파라마운트 측에서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CNN의 광범위한 개혁”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트럼프의 발언은 파라마운트 쪽에 우호적인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 산하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에서 트럼프와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을 방영하려다 보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트럼프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그들은 (CNN의) 과거 소유주들보다 전혀 나을 게 없다”며 파라마운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대통령이라는 지위에서 이번 매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앞서 언급한 법무부 반독점국의 기업결합 심사다. 또한 케이블 사업 부문을 포함해 인수를 추진하는 파라마운트의 경우, 방송 면허 이전을 위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 역시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중동 국부펀드 자금을 활용할 계획인 파라마운트는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직접적인 법적 거부권이나 승인권은 없을지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승인을 불허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